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은 15세 관람가라는 상영등급과 배우 류승범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혹자는 그가 상업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영화의 개봉 또한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류승범 배우의 캐스팅은 추천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대일'에서 만났던 배우 태오가 처음에 추천했고 그다음엔 류승범 배우의 친형인 류승완 감독이 추천해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나리오를 주고받았죠. 그다음엔 일이 빠르게 진행됐어요."
김기덕 감독은 국내 관객들이 류승범이란 배우를 꾸준히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물' 또한 류승범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소망한다고.
"류승범 배우는 연기를 그만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아니라 한국 영화의 전형성에 대해 갈등하고 있는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의 차이죠."
'일대일'에 이어 '그물'로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김명민 배우에겐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실 김명민 배우 같은 경우엔 '일대일'에서 1인 7역을 하고 상을 엄청 받을 줄 알았어요(웃음).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주지 못해서 미안했죠. 굉장히 좋은 배우입니다. 연극계의 장동건인걸요."
'그물' 또한 김기덕 감독의 전작 '일대일'과 마찬가지로 빠른 시일 내에 촬영을 마무리했다. 총 10회차. 김 감독과 처음 호흡한 배우들에겐 당혹스러운 스케줄이다.
"류승범 배우가 굉장히 추워했어요(웃음). 저는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상관없지만. 전작을 함께한 김명민 배우의 경우엔 제 움직임만 봐도 알아서 움직였지만, 저랑 처음 호흡해본 류승범, 이원근 배우는 엄청 당황했을 겁니다. 현장에서 서로 '이게 영화가 되나요?' '이거 정말 오케이야?'라며 수군거리더라고요(웃음). 돈을 적게 써서 만드는 영화라 테이크가 적어요. 그래서 배우를 캐스팅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시나리오를 얼마나 공감했느냐'입니다. 기본적인 연기력은 물론이고요."
상업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김기덕 감독은 개봉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말을 증명하듯 그가 일본에서 촬영한 '스톰'은 아직 개봉 미정이다.
"영화를 만든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 후의 일들은 그렇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닙니다. 작품에 진심이 담겨있다면 스크린 안에서 심장 소리가 들린다는 게 저만의 철학이거든요. 그럼 설령 개봉을 못 한 작품이더라도, 제가 죽더라도, 언젠간 사람들이 볼 거라고 생각해요. 불법 다운로드라도 상관없습니다." /sjy0401@osen.co.kr
[사진] 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