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초반부터 '영화같은 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좀처럼 볼 수 없던 액션신이 쉼 없이 몰아쳤고, 쉬이 본 적 없는 연출들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 3회에서는 자동차 추격신과 폭파신까지 등장하며, '넘사벽' 액션 장면을 만들어냈다. 방송 전 제작진이 기대를 당부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하지만 '더케이투'가 이렇게 주목받는 것은 단순히 액션 뿐만은 아니다. 몰아치는 액션신을 감싸고 있는 것은 극의 몰입을 돕는 배우들의 호연이다. 아직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캐릭터들의 상황을 십분 이해하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배우들의 연기 덕분이다.
액션 전면에 나선 김제하 역의 지창욱은 이미 '인생 캐릭터'를 만나 훨훨 날고 있다는 평가. 전장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뒤 불명예 전역, 이후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 용병에서 도망자로 전락한 김제하는 지창욱을 통해 구현됐다.
유력한 대선후보 장세준 역의 조성하도 인상적. 고안나(임윤아)에게는 끔찍한 부성애를 보이다가도, 쇼윈도부부를 유지하고 있는 아내 최유진(송윤아)은 납치가 되고 죽을 위기에 처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병실을 나와 취재진 앞에서 8분간 읊어내는 공약 장면은 조성하가 힘을 불어넣었다.
송윤아는 더할 나위가 없다. 재벌가의 딸, 대선후보의 아내로서 세상에 보여지는 최유진과 그 이면에서 꿈툴대는 욕망, 자신을 증오하는 고안나(임윤아)를 보는 냉랭한 눈빛, 그리고 김제하(지창욱)를 만나게 되면서 싹트게 되는 미묘한 감정선까지 복잡하게 엉켜있는 인물의 스토리를 그야말로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연기가 너무 대단해서 컷이나 편집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는 '더케이투' 곽정환 PD의 말이 이해된다.
임윤아도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초반 스페인에서의 맨발 질주, 한국에서의 김제하와의 재회 등의 장면에서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어릴적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 마음이 무너져내린 안나의 모습을 충분히 잘 표현하고 있는 중. 이후 보디가드 김제하와 인연을 맺으며, 차츰 변화하는 감정을 어떻게 소화해낼지가 아직 남겨진 숙제다.
새롭게 등장한 여당의 대권주자 박관수 역의 김갑수, 앞서 형사와 경찰로 깜짝 등장한 성동일과 조희봉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극 사이사이를 또 한 번 빈틈없이 메워주고 있기도 하다. 자칫 액션에 치중해 정작 중요한 배우들의 연기력에 공백이 생기는 작품들을 겪어봤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연기구멍'이 없는 '더케이투'가 그래서 더 반갑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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