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의 애드리브의 끝은 어디일까.
탁재훈은 tvN 'SNL코리아8'에서 고정 크루로 합류해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의 진행을 꿰차고 있다. 이외의 콩트에는 출연을 하지 않는다.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은 과거 장진 감독을 시작으로 각종 사회와 정치 풍자를 통해 일침도 서슴지 않아 주목받았던 '위켄드 업데이트'가 전신이다.
이는 탁재훈이 넘겨받으며 좀 색을 달리했다. 진지함보다는 코믹한 코드가 강조됐고, 딱딱했던 진행은 활기를 찾았다. 코너 초반 등장하는 경고문(?)처럼 이는 대본을 보지 않은 채 애드리브를 시도하는 탁재훈 덕분에 가능했던 변화다. 시청자 역시 도대체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까지가 애드리브를 구분하는 재미가 톡톡히 생겨났다.
지난 1일 방송된 'SNL코리아8' 역시 마찬가지다. 이선빈이 호스트로 출연했던 이날 방송에서 탁재훈은 또 한 번 예측불허의 상황들을 만들어내며 흥미를 더했다. 김준현에게는 불쑥 'SNL코리아' 크루의 순위를 매겨볼 것을 권했고, 정상훈에게는 대본에 없던 이야기로 당황함을 자아냈다. 이에 정상훈은 탁재훈의 지각습관을 공개하며 '작가들이 똥줄을 탄다'는 돌발발언으로 역습했다.
일부의 우려도 있다. 풍자의 힘이 줄고, 대본 없이 진행하는 듯한 탁재훈의 아슬아슬한 모습에 혹시 이러다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 역시 생방송이라는 특색을 지니고 있는 'SNL코리아'와 '새터데이 나이트라인'의 웃음 포인트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탁재훈과 신동엽은 다르다. 신동엽은 확실히 콩트에 특화된 웃음을 유발하며, 탁재훈은 자신의 장기를 살린 애드리브로 생방송 'SNL'에 힘을 불어넣는다. '예측불허 애드리브의 신', 'SNL'에서 활약하는 탁재훈을 설명하기에 이만큼 적절한 표현이 또 있을까. / gato@osen.co.kr
[사진] 'SNL코리아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