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캐스티의 누아르 액션 '아수라'가 이번 연휴 흥행에서 청불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마땅한 경쟁 상대가 없을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팀 버튼의 신작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마니아 및 가족 관람객들을 쭉쭉 흡입하면서 매출 점유율이 하락하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아수라'는 10월 첫 주말인 1일 하루 동안 전국 39만 4,439명 동원에 누적 관객 137만1037명으로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베테랑' 등 최근 수 년 동안의 핏빛 액션물 범람 속 뻔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흥행에 박차를 가해야 할 황금연휴를 맞이해 오히려 흥행 탄력에 살짝 제동이 걸린 사실은 롱런 전선에 암운을 끼칠 전망이다. '아수라'를 향한 관객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데다 같은 날 막을 올린 팀 버튼의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예상 외로 강세를 보인 것이 전 후방 브레이크로 동시 작동했다.
'미스 페레그린'은 벌써 팀 버튼의 국내 개봉작 최고 오프닝에 이어 갖가지 신기록을 향해 빠르게 진군하고 있다. 이날 21만 3,333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아수라'에 이어 줄곧 2위를 달리는 중이다. 3위에 오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7만1626명)은 선두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수라'의 매출액 점유율이 지난 달 28일 첫 날 67.4%로 정점을 찍은 후 55.4%(29일) 47.3%(30일) 45%(1일)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린 반면에 '미스 페레그린'은 11.2%, 14.7%, 19%, 23.3%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는 것. 보통 영화에 대한 관객 기대감과 마케팅 효과는 개봉일 전후의 방아쇠 역할일 뿐, 그 이후부터 입소문이 결정적인 흥행 동력으로 작용한다.
'아수라'는 정우성, 주지훈, 곽도원, 황정민, 정만식 등이 출연해서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악인들의 생존을 그린 영화로 "뻔하고 어수선하다" "배우들 연기만으로도 제 몫을 한다"는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정우성의 인생 연기와 주지훈의 변신, 곽도원의 서슬 퍼른 악역 만큼은 명불허전이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할아버지의 죽음의 단서를 쫓던 중 시간의 문을 통과한 제이크가 미스 페레그린과 그녀의 보호 아래 무한 반복되는 하루를 사는 특별한 능력의 아이들을 만나 펼치는 미스터리 판타지. 팀 버튼의 연출 마법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는 화법으로 펼쳐지면서 '가위손' 이상으로 관객들을 스크린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중이다. /mcgwire@osen.co.kr
<사진> '아수라' '미스 페레그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