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슈퍼주니어가 ‘키스 더 라디오’에서 하차한다. 10년 2개월의 세월은 절대 짧지 않았다. 데뷔 2년차 신인이었던 아이돌은 어느덧 한류의 중심이 됐다. 그야말로 슈퍼주니어의 성장을 함께 했다.
이특은 2일 방송된 KBS 쿨FM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슈키라’)를 마지막으로 10년 2개월 만에 DJ 자리에서 하차한다. 직접 선곡한 노래들로 청취자들과 마지막 추억을 쌓았다.
이날 이특은 슈퍼주니어 1집에 수록된 ‘미라클’이자 ‘슈키라’의 시그널 곡을 들으며 하차 소감을 밝혔다. “익숙했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는 건 두렵지만 기대게 되는 마음을 억지로 참지 말고 마음껏 그리워해 달라”고 한 것.
이별에 대처하는 이특의 자세는 “상처에는 굳은살이 생기는데 이별에는 왜 굳은살이 안 생기냐”는 마음이었다. 사계절을 ‘슈키라’로 함께 했던 이특은 “계절에 상관없이 만나면 좋고 헤어지면 씁쓸하다”며 현재 심경을 전했다.
애청자들을 위해 직접 부른 노래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허각의 ‘헬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하며 깜짝 이벤트를 선보인 것. 마지막 방송이었던 만큼 가사에서 벌써부터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그대는 내 사랑 그리운 내 사랑 날 사랑했던 사람 / 이제는 만질 수 없지만 / 내가 그리운 만큼 그대도 그리운가요 / 내가 미칠 듯이 사랑했던 그 사람 hello hello.’
이어 단독 팬미팅에서 불렀던 곡 ‘커밍홈’ 한국어 버전을 공개하며 “사무실에서 싫어할 텐데 제대로 믹스도 안 된 거 달라고 해서 제가 피디님한테 보낸 거다”고 말했다. 그만큼 청취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었던 이특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특은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는 “다시 할 거다”며 “‘슈키라’를 지키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만 더 늦은 시간대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 저도 이제 30대 중반이라는 것을 어필해서 조금 더 깊숙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해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또한 “9월, 10월이면 슈퍼주니어도 컴백할 거다”고 깜짝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유난히 한 청취자의 사연을 읽지 못했다. 용기내서 시도해봤지만 첫 줄 만에 눈물이 맺혔다고. 청취자들에게 끊임없이 장난을 걸었던 이특.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를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이특은 방송 말미 부모님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버지에게 못해드렸던 것을 후회하면서 “그 후에도 굉장히 많은 일이 있어서 힘들었지만 이렇게 일을 하고 여러분을 만나면서 견뎌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청취자들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특은 “키스 가족 여러분 다음에 다시 만날 거니까 더욱 달콤한 키스 나눠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특부터 려욱, 성민, 은혁, 예성 등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지난 2006년 8월 21일부터 ‘키스 더 라디오’를 진행해왔다. 그중 리더이자 초대 DJ 이특은 올해 4월 군입대를 앞둔 려욱의 자리를 이어받아 복귀한 바. 이특이 하차하면서 오는 17일부터는 FT아일랜드 이홍기가 후임으로 합류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