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쿨FM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이하 ‘슈키라’)가 10년 2개월 끝에 막을 내린다. 슈퍼주니어가 떠나면서 ‘키스 더 라디오’가 남게 되는 것. 데뷔 2년차 신인이었던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어느덧 한류를 이끄는 선배 아이돌이 된 세월. 그동안 함께 성장했던 ‘슈키라’와 슈퍼주니어다.
이특은 최근 제작진에게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2일 방송을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 이에 따라 슈퍼주니어 이름도 내려지고 FT아일랜드의 이홍기가 오는 17일부터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 것.
정들었다는 표현으로도 설명이 안될 만큼 그야말로 삶이었던 ‘슈키라’를 내려놓게 된 이유는 모두 청취자를 위해서였다. 한류 열풍의 주역인 슈퍼주니어이면서도 DJ 이특은 여러 방송사를 넘나들며 전천후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 잦은 해외 스케줄 등 DJ 자리를 비우게 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청취자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특은 마지막 방송을 통해 “이름은 ‘슈키라’인데 제가 안 나오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내가 만약 청취자라면 2주 동안 안 나온다고 할 때 그동안 안 듣거나 다른 방송을 듣겠다고 하다가 계속 안 듣게 되는 게 라디오다”고 하차 이유에 대해 밝혔다.
끝까지 청취자들을 아꼈던 이특이다. 마지막 방송을 들으려 모인 애청자들을 위해 회사 측에서도 공개를 허락 받지 않았던 미공개 음원을 들려줬고, 최근 심경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놨다. 마치 이특의 옆집 동생, 옆집 누나, 옆집 형이 된 것처럼 말이다.
아이돌은 멀게만 느껴지는 별 같은 존재라고 했던가. 슈퍼주니어는 라디오를 통해 늘 팬들과 가까이 호흡해왔던 친근한 아이돌이었다. 때론 망가질지언정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멤버들이 진심으로 팬들을 대했던 것은 쏟아지는 애청자들의 사연이 증명한다. 모두 하나 같이 “10년 청춘을 ‘슈키라’와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다”는 내용들. 슈퍼주니어가 ‘슈키라’와 함께 성장했던 것만큼, ‘슈키라’는 청취자들의 청춘을 기록해놓은 그 자체였다.
이특은 지난 2006년 8월 21일 어느 뜨거운 여름 ‘슈키라’의 마이크를 잡았다. 이후 슈퍼주니어 멤버들인 려욱, 성민, 예성, 은혁 등이 ‘슈키라’를 함께 했고 초대 DJ이자 마지막 DJ인 이특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우리 곁을 지켰다. 슈퍼주니어가 라디오에서 하차하면서 10년 2개월의 역사는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인사와 함께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그 약속에 여전히 다음 페이지를 남겨두게 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