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는 ‘연습생 슬기’ 또는 ‘레드벨벳 슬기’, ‘노래 잘하는 아이돌’로 불린다. 그런데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건 슬기에게 관심이 있는 팬들이 알고 있지만 대중적으로 잘 모르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슬기가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은 물론 노래실력을 확실히 많은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켜줬다.
슬기는 ‘시네마 천국’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라 ‘팝콘 소녀’와 소녀시대의 ‘지니’를 불렀는데 맑고 상큼한 목소리로 귀를 사로잡았다. ‘팝콘 소녀’와는 달리 청명하고 고운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다.
아쉽게도 ‘팝콘 소녀’와의 대결에서는 졌지만 솔로 무대에서 의외의 선곡과 진한 감성, 가창력까지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기억될 만한 무대였다.
슬기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된 이선희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선곡했다. 슬기는 애절한 목소리와 맑은 미성이 가슴을 아리게 할 정도였다. 거기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필요로 하는 이 노래에서 슬기는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생각지 못한 인물과 가창력에 김성주는 “노래 진짜 잘한다”고, 김현철은 “음이 하나도 안 틀렸다. 바이브레이션이 그렇게 정확할 수가 없다. 너무 잘 불러줬다. 이 노래가 슬기가 태어나기 전의 노래인데 그 아날로그 감성을 잘 표현해줬다”고 극찬했다.
슬기는 “‘라디오스타’를 통해서 ‘연습생 슬기’로 많이 알려졌는데 그 편견을 깨고 싶었다. 7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다. 7년 동안 얼마나 연습을 했나 지켜보는 분들이 있어서 부담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무대에서 내려온 슬기는 눈물을 보이며 그간의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았다. 슬기는 7년 동안 힘든 연습생 생활을 하며 성대 이상으로 노래를 한 소절도 못 불렀던 시절 숨어서 연습했던 것.
슬기는 “주변에서 힘내라는 얘기도 듣고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복면가왕’에서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참 좋았다”고 했다. 7년 동안 오래 연습생 생활을 하고 방송에서 처음 솔로무대로 자신의 노래실력을 확인시켜준 것은 물론 극찬까지 받은 슬기로서는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가 없었다.
시청자들에게 7년 연습 내공을 선보인 것은 물론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걸 확실히 보여준 슬기. 대결에서는 졌지만 충분히 의미 있었던 무대였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복면가왕’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