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효신은 모순적 가수다. 더 이상 완벽해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 시점에도 변화하지만,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관통하는 정서는 늘 한결같이 쓸쓸하면서도 따뜻하다.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박효신의 음색은, 특히 가을에 어울린다.
7집 이전 마지막 정규앨범이었던 ‘Gift - Part2’ 이후에도 ‘야생화’, ‘해피 투게더’, ‘샤인 유어 라이트’ 등 주옥 같은 싱글들을 내놨던 박효신이지만 역시 팬들이 기다려 온 것은 그의 한결 같으면서도 늘 새로운 모습이 꽉 들어찬 정규 앨범이었을 터다. 오랜만에 찾아온 선물 같은 음반이 공교롭게도 가장 그와 어울리는 계절에 나오다 보니, 호평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박효신은 6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7집으로 음원 차트 물갈이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에 선공개된 ‘숨’으로 시작된 그의 ‘올킬’ 기록은 7집 전체가 발표된 3일 절정에 달했다.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수록곡으로 줄세우기까지 완성한 것.
한동안 음원 차트 상위권을 지키던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볼빨간사춘기의 ‘우주를 줄게’ 등을 제친 박효신은 자신과의 싸움에 나서게 됐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돋보이는 것은 박효신이 직접 쓴 가사들이다. 걸출한 작사가들과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해 낸 그의 7집 앨범 노랫말들은 그가 이전에 보여줬던 결과물들의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훨씬 서정적으로 발전했다. 이는 박효신을 일컬을 때 한결 같으면서도 늘 새롭다는 표현을 거듭 쓰게 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박효신의 7집 앨범은 이처럼 늘 그대로이면서도 성장하는 가수 자신처럼 달콤한 모순으로 음악 팬들을 찾았다. 박효신의 음원 차트 장기 집권이 점쳐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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