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수라’가 개봉 6일 만에 200만을 돌파했다. ‘아수라’는 현재 청불영화 최고 흥행작인 ‘내부자들’과 비슷한 속도로 흥행하고 있다. 개봉 이후 관객들 사이에서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렸던 것에도 불구, '아수라'는 흥행 질주 중이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3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아수라'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사실 ‘아수라’는 확실한 청소년관람 불가 영화다. 언론 시사 직후 고어물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잔혹하다. 단순히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아다니는 수준을 넘어 끔찍하다. 그리고 이런 끔찍한 폭력과 살인이 상영 시간 내내 계속된다. 잔인함을 넘어서 끝까지는 ‘아수라’를 본 관객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때문에 개봉 이후 '불호'를 외치는 관객들 역시 상당수 존재했다.
폭력과 살인이 반복, 이를 설득하는 개연성도 부족하다는 지적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안남시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아수라’ 속 시장, 검사, 형사 등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존재들이지만 그들이 행하는 폭력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아수라’ 속 폭력에 몰입할 수 없고 말이 안 된다는 느낌과 함께 불편함을 느낀다는 관객들의 평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10분에 한 명씩 사람이 죽어 나가는 대 아무도 처벌받는 이는 없다. 마치 게임처럼 안남시에는 시체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증발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
그럼에도 '아수라'가 빠른 속도로 단숨에 200만 관객을 넘어설 수 있었던 건, 화려한 배우들의 면면과 스타일리시한 김성수 감독의 연출 때문이라는 평이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까지 '아수라' 연기에는 구멍이 없다. 한도경으로 정우성은 끊임없이 불행하고 당하기만 하는 비리 경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모든 악의 근원 박성배(황정민 분) 시장과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김차인(곽도원 분) 검사 사이에 껴서 스트레스받다가 결국 폭발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폭우 속 카체이싱 장면을 만들어냈다. 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계속 닦으면서 미친 듯이 차를 운전하는 한도경의 광기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정우성의 모습이다. 거기에 더해 같은 검사 역할이지만 특별함을 더한 곽도원이나 새로운 검찰 수사관 스타일로 연기한 정만식 그리고 엄청난 선배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본인의 색깔을 보여준 주지훈까지 완벽하다.
액션과 미장센과 미술까지 ‘아수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안남시는 등장하는 모든 곳이 낡고 어지럽고 복잡하다. 거기에 더해 액션도 합을 맞춘 멋진 액션은 등장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액션은 날 것 그 자체다. 서로 엉겨 붙고 질척거리고 지저분하기까지 하다. 9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를 떠올리게 하지만 ‘아수라’만의 독특한 느낌은 분명 살아있다./pps2014@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수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