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이지은이 우희진의 죽음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이지은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 12회에서 오상궁(우희진 분)의 죽음으로 마음의 병을 얻고, 심한 고문으로 인해 다리를 절게 된 해수의 안타까운 상황을 몰입도 높게 연기해냈다.
해수는 사신으로 떠나야 하는 왕소(이준기 분)에게 "그만 절 잊으십시오"라고 말하며 그를 밀어냈다. 우정과 애정을 구별하고, 한 사람에게만 정을 쏟으면 힘들어진다는 진심어린 말을 건네는 해수의 표정에선 생기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현대에서 살다가 어느 날 고려라는 잘 알지도 못하는 시대로 타임슬립을 하게 된 해수는 지금껏 어떤 순간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고, 유쾌하고 밝은 모습으로 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믿었던 친구와 연인에게 배신을 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왕소의 다친 마음까지 치유했고, 왕욱(강하늘 분)과는 사랑을 맹세했다.
하지만 해씨부인(박시은 분)과 오상궁은 이런 해수가 혹여 잘못되기라도 할까봐 늘 걱정했고, 해수 역시 이 두 사람의 진심을 알고는 끔찍하게 생각을 했었다. 특히나 오상궁은 해수를 자신의 딸처럼 생각하며 황궁 안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이런 오상궁이 자신 때문에 누명을 쓰고 죽게 되자 해수는 맨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사랑했던 왕욱까지 자신을 외면하자 해수는 더는 황궁에 있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결국 태조 왕건(조민기 분)의 명에 따라 황궁을 떠나 교방 무수리가 된 해수는 1년이란 세월을 조용히 숨어지내다시피 했다.
이지은은 이런 해수의 안타까운 상황을 깊이가 느껴지는 감정 연기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에 대충 묶은 머리, 계속해서 다리를 저는 모습은 예전의 발랄하던 해수가 맞나 싶을 정도.
다른 무수리들이 오상궁을 거론하며 자신을 비난하거나 1년만에 재회한 왕욱을 바라볼 때 이지은은 참았던 눈물을 글썽이며 강해지려 해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마음을 애처롭게 표현해냈다. 또한 다시 가면을 쓴 왕소를 보며 걱정을 하다가도 다시 모진 말로 그를 밀어낼 때 보여준 감정선 역시 그 어느 때보다 탄탄했다. 왕소를 걱정하는 진심을 숨겨야 하는 해수가 이토록 아리고 슬프게 다가오는 건 모두 이지은의 매회 성장하는 연기력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방송 말미 해수는 왕건의 부름으로 황실로 오게 됐고, 왕소에게 청혼을 받았다. 왕건의 죽음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전히 자신을 놓고 대립하며 황위 다툼을 벌이게 될 왕소와 왕욱 사이에서 해수, 그리고 이지은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달의 연인'에 기대가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연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