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의 심장을 울리는 연기에는 그만한 내공이 있었다. 대본을 볼 때도 온 감정을 몰입해 연습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에서는 역적의 딸이라는 슬픈 운명을 안 홍라온(김유정 분)이 궁으로 돌아와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 몰래 홀로 이별을 준비하더니 결국 그의 곁을 떠나 먹먹함을 자아냈다.
얼마 남지 않은 이별의 시간에 궁에 돌아온 이후 겉으론 웃고 있어도 마음 속에는 눈물이 가득했던 라온. 때문에 “서책 대신 저만 봐달라 조를 것”이라는 애교 섞인 부탁에 이어 “저하, 이대로 조금만 있겠습니다”라며 용기를 내 영의 허리를 감싸 안아 애틋함을 선사했다.
특히 떠나기 전날 잠이 든 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제가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신다 해도, 저를 만난 걸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라는 혼잣말은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라온의 처지에 안타까움을 더했고, 그에게 조심스레 입을 맞춘 후 소리 죽여 눈물을 쏟는 장면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그렇게 영의 곁을 떠나 궁 밖으로 사라진 라온. 제 손으로 영과의 인연을 놓아버린 라온은 오늘(4일)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사진에서 쓸쓸함 가득한 모습으로 14회 방송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 이상 내시복이 아닌, 수수한 옷을 입은 채 이별 후 이야기가 담긴 대본을 감정을 실어 읽고 있는 김유정의 모습 또한, 운명 때문에 첫사랑을 잃게 된 영온커플의 로맨스 서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호기심을 더하고 있다.
관계자는 “오늘 방송에서 슬픈 운명 아래 이별을 맞이한 영과 라온의 먹먹한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라며 “라온이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영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홍경래의 여식을 찾으려는 본격적인 움직임 속에서 라온은 무사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KBS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