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전설의 귀환'이다. 매해 가을이면 찾아오는 경연 없는 '나는 가수다' 무대에서는 목소리 하나만으로 3천 명의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2016 DMC 페스티벌 '나는 가수다 전설의 귀환' 공연에서는 김경호, 더원, 박정현, 서문탁, 장혜진, 한영애, YB 등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빛낸 전설의 가수 7인이 역대급 공연을 펼쳤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김경호다. 최근 수많은 음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였지만,'나는 가수다' 무대에서 보는 건 오랜 만. 그의 아름다운(?) 골반 댄스는 이날 공연의 백미 중 하나였다.
다음 주 공연을 앞둔 장혜진, 재치 있는 입담의 더원,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요정 박정현은 가을밤을 수놓는 감성적인 무대를 꾸몄다. 쌀쌀해져가는 날씨에 딱 맞는 가을 감성에 제대로 저격한 것.
여기에 '걸크러시'(여성이 동성의 연예인에 반함) 여성 보컬리스트 서문탁과 한영애는 특유의 포스로 좌중을 압도했다. 그녀들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엔딩은 YB가 장식했다. 윤도현의 등장에 관객들은 흥에 겨운 듯 일어나 공연을 즐겼다. 예정된 두 곡 '커피 한 잔'과 '나는 나비' 공연을 마쳤지만,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YB는 추가로 공연을 더 펼쳤다.
'나는 가수다'는 지난 2011년 첫 방송돼 시즌3까지 수많은 전설의 가수들을 낳았다. 가수 본인에게도 프로그램은 "떼래야 뗄 수 없는"(김경호), "나 자신을 채찍질하게 만들어준"(장혜진), "인생 2막을 열어준"(더원), "영광 또 영광스러운"(서문탁), "여전히 긴장되는"(한영애), "수많은 추억이 지나가는"(박정현), "훨훨 날았던"(윤도현) 등 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전설들이 이날 선보인 노래는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로 뽑았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도 의미가 깊다. 전설과 시청자가 함께 만들어가면서 더욱 뜻깊은 공연이 됐다.
약 2시간 동안 상암벌은 전설들의 에너지에 후끈 달아올랐다. 오프닝 김경호부터 엔딩 YB까지 3천여 관객들은 준비된 좌석을 모두 채우고도 주변에 서서 마치 스탠딩 공연을 즐기듯 아낌없이 환호하고 박수를 보냈다. 방송은 오는 7일 오후 9시 30분.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