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이 예상 못했던 친절한 ‘셀프 스포’로 시청자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죽은 줄 알았던 홍종현의 부활을 예고편을 통해 공개하며 다소 김이 빠졌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엄연히 역사적으로 고려 3대 왕을 허무하게 죽이지 않으면서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을 차단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 13회는 태조 왕건(조민기 분), 그의 맏아들 왕무(김산호 분)에 이어 고려 3대왕에 오르는 왕요(홍종현 분)가 역모를 일으켰다가 4대왕이 되는 왕소(이준기 분)에게 칼을 맞고 낭떠러지에 추락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동안 황위에 대한 지독한 야심을 드러냈던 요의 허망한 죽음은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요는 엄연한 3대왕이 되는데 갑작스럽게 마치 죽은 것처럼 이해할 수밖에 없는 전개였기 때문. 허나 방송 말미에 공개된 14회 예고에는 요가 살아 돌아와 무를 죽게 만들고 새 왕이 되는 듯한 전개가 펼쳐졌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크나큰 반전이기 때문에 예고에 담지 않는 결정적인 장면을 집어넣은 것.
이는 사전 제작 드라마라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여서 가능한 친절한 예고이자, 이 작품이 중국 원작이 있어 향후 전개를 예측할 수 있는 드라마여서 가능한 예고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작진이 의도를 했든 아니든 일단 아무리 역사와 허구를 섞은 퓨전 사극일지언정 발생할 수 있는 지나친 역사 왜곡 논란을 사전 차단했다. 이 드라마는 태조 왕건부터 4대 왕의 이야기를 다룬다면서도 허구가 섞여있다고 방송 시작할 때마다 알리며 행여나 발생할 수 있는 역사 왜곡 논란을 방지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요가 아직 살아 있고 다음 왕이 된다는 것 역시 예고를 통해 과감히 공개하며 논란의 씨앗이 싹트지 않았다. 요가 죽은 줄 알았던 많은 시청자들이 고려 왕의 계보를 궁금해 할 정도로 아직 많이 이야기가 남은 가운데 요의 갑작스러운 죽음 암시는 반전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예고를 통해 요가 살아돌아오는 것을 다 공개해버린 제작진의 선택 역시 놀라움을 안겼지만 말이다.
‘달의 연인’은 황위 전쟁과 소와 현대에서 건너온 해수(아이유 분)의 사랑이 본격화되면서 흥미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다. 특히 12회에서 거듭된 반전과 악역으로 돌변해버린 왕욱(강하늘 분)의 180도 달라진 모습은 긴장감을 높였다. 초반 다소 산만했던 이야기와 달리 방송이 거듭될수록 흥미가 높아지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