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 때문에 가수가 됐다"고 밝힌 씨스타 보라는 Mnet '힛더스테이지'에서 매력적인 무대를 거듭 선사했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는 못했지만, 분명 그보다 더 값진 것을 얻어갔음은 틀림없다.
Mnet '힛더스테이지' 최정남 PD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다. 가장 걱정됐던 게 아이돌과 크루의 융합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뤄졌다. 같이 하고 싶은 크루를 직접 데려오기도 했고, 새로 만난 크루와도 쉬이 어울려 완벽한 무대를 꾸미는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현장 분위기를 밝게 했던 것은 보라의 힘이 컸다.
최정남 PD는 "보라에게 정말 고맙다. 현장의 비타민이었다. 촬영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모두 보라의 덕분이다. 스스로 춤이 좋고, 이런 무대를 보는 게 좋다고 하면서, 항상 웃음을 보여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덕분에 촬영장에 있는 모두가 기분이 좋아졌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하며, 보라를 향한 고마움을 거듭 표했다.
다만 동채널에서 방송됐던 '댄싱9'과의 비교는 어느 정도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애초에 '힛더스테이지'는 '댄싱9'의 아이돌판으로 불리며 초반 주목을 받았던 게 사실. 최정남 PD는 "걱정할 수 밖에 없었다. '댄싱9'에 나오시는 댄서분들은 정말 밥먹고 춤만 추는 프로들이다. 완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프로"라고 말하며 "그렇지만 아이돌 중에도 춤을 잘 추는 멤버가 있다는 것을 좀 더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힛더스테이지'는 단순히 아이돌 멤버 뿐만 아니라 그들이 호흡을 맞추는 댄스 크루도 함께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다"고 기획 의도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거듭해 제기됐던 무대 화면에 대한 시청자의 아쉬움은 '힛더스테이지' 제작진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최정남 PD는 "전체적으로 춤 무대가 현장에서 보는 것과 방송으로 전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 우리도 아쉬웠다. 카메라에 더 제대로 담아내는 것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장에서 200% 만큼 느껴졌던 열기가, 영상으로 온전히 전해지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이것은 앞으로 더 제작진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거론됐던 '공정성'에 대한 문제는 방송을 하면서 노력을 쏟았던 부분이다. 최 PD는 "대중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청중 평가단을 활용했다. 전문가 집단 50%, 일반인 집단 50%로, 특정팬을 제외하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됐다. 결국 2라운드 때부터 동아리나 학원 등 춤과 관련된 전문 집단으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즌2 가능성은 열려있다. 최 PD는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돌 멤버들 중에서 나오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의지와 함께 스케줄이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그런 분들이 자신만의 춤, 창작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즌2에 대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이돌 뿐만이 아니다. 함께 호흡한 댄스 크루들을 위해서도 이런 무대는 더 필요하다. 최정남 PD는 "댄서분들은 좀처럼 대중 앞에 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 가끔 음악방송에서 뒤에 잠깐 얼굴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이 좋아했다는 말도 들었다. 그분들이 '힛더스테이지'를 통해 가족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이 생겨서 좋다는 말이 인상에 남는다"고, 아이돌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크루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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