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이돌 멤버들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올해 알려진 것만도 수차례라 그 심각성을 실감하게 만든다.
바쁜 일정 소화로 인한 피로 누적부터 최근에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 등 심리적인 문제까지 아이돌의 건강 이상이 점점 심각해지는 수준이다. 공연이나 연습을 하다가, 또는 프로그램 촬영 중 다치는 것도 다반사. 무엇보다 체력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아이돌 멤버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만 해도 수차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건강상의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밝혀왔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는 지난 2월 건강을 위해 휴식기를 갖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4년 '위아래' 역주행 열풍의 주인공이 되면서 각종 예능과 음악방송, 행사까지 쉼 없이 달려온 하니. 그는 피로 누적과 체력 소진, 그리고 평소 앓고 있던 장염을 치료하기 위해 온전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복귀했다.
걸스데이 멤버 혜리는 '응답하라 1988' 출연 이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는데, 광고 촬영 등 수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건강에 이상이 왔다. 혜리는 3월 뇌수막염 진단을 받아 충격을 줬다. 최고의 '핫'스타로 떠오르면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고 인기를 얻었지만, 심신이 지쳐 휴식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5월에는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 현주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DSP미디어 측은 "현주가 호흡장애와 두통으로 인해 방송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고, 잠정적인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복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걸그룹 씨엘씨 멤버 권은빈은 데뷔와 동시에 건강에 이상이 왔다. 권은빈은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종류 후 씨엘씨에 합류했다. 이후 구토를 동반한 편두통 증세를 보여 긴급히 병원을 찾았고, 입원해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며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또 오마이걸 멤버 진이도 지난 8월 거식증 증세로 휴식을 갖게 됐다. 진이는 데뷔 후부터 거식증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아티스트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잠정적인 휴식을 결정하게 된 것.
걸그룹 크레용팝 멤버 소율은 컴백과 동시에 공황장애 때문에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크레용팝 측은 "소율이 공황장애로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음반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부담을 받아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율에 이어 여자친구의 엄지도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팀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소속사 쏘스뮤직 측은 "엄지가 좌측 대퇴부 봉공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휴식과 치료를 병행해야 빨리 완쾌될 수 있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회복을 최우선으로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피로 누적은 기본 성대 결절 등의 문제로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아이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 심각한 문제다. 바쁜 활동과 함께 심한 압박감이 초래한 문제로 풀이된다.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해 대중에게 완전히 오픈된 일을 직업으로 삼고, 또 무한 경쟁 시장에서 버텨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심리적인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아이돌이나 회사의 입장에서는 한 번 잡은 '대박' 기회를 놓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고, 이들 역시 "바쁘고 싶다"며 오히려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이 있는 것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바쁘다는 것이 곧 인기의 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올 정도라면 분명 문제가 된다. 특히 체력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심리적으로 문제를 호소하는 스타들이 많아지고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한 가요계관계자는 이런 현상이 소속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음반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들의 생활이 매우 불규칙적으로 변하게 된다. 음악방송의 경우 새벽부터 사전녹화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예능이나 라디오 출연도 있기 때문에 수면시간도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해외 활동까지 더해지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잘 시간을 다 챙겨서 활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특히 이제 막 컴백했거나 이름을 알리고 있는 팀이라면 오히려 멤버들도 활동에 더 욕심을 내기도 한다"며 "하지만 분명 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다. 서로 신경써줘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꾸준한 케어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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