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곳에 왔다”(MC도니)
공백의 어색함은 잠시였다. 건강한 모습으로, 여전한 예능감으로, 정형돈이 돌아왔다. 데프콘과 선보이는 특유의 찰떡궁합도 꽤나 오랜만. 절친한 걸그룹 에이핑크와의 첫 복귀 방송은 특별함에 편안함까지 더했다. 지하 3층(‘주간아이돌’ 세트장) 지배자의 귀환이다.
앞서 정형돈은 지난해 11월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며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약 10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한 것. 그가 택한 방송은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이었다. 워낙 궁합이 잘 맞아 자신이 가장 잘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
정형돈의 반가운 얼굴은 5일 방송에서 볼 수 있었다. 첫 등장은 다소 어색한 모습. 그는 “있을 곳에 왔다”고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사실 조금 어색하고 많이 긴장이 된다”면서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였다.
특유의 감각은 여전했다. 방송 첫날 기자 3명이 찾아왔는데 경호원이 2명이나 붙었다면서 “‘주간아이돌’의 거품을 빼야한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고, 스태프들에게 박수를 치라며 버럭하는 모습으로 현장을 빵 터뜨리기도 했다.
그동안 자신을 대신해 프로그램을 맡아준 이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름하여 ‘도니도니 감사회’ 정형돈은 “하니, 희철 저를 대신해 주간아 든든하게 지켜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원래 너희 자리가 아니었잖아”라고 농담하는 여유를 보였다.
정형돈의 복귀를 반긴 팀은 에이핑크였다. 평소 절친한 친분을 자랑했기에 정형돈도 더욱 편한 마음으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을 테다. 정형돈은 에이핑크를 소개하면서 “복귀를 앞두고 보미 양에게 문자를 보냈다. 1년 만의 복귀니까 많이 도와달라니까 저희는 1년 반만의 복귀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이후 정형돈은 에이핑크와 유쾌하게 방송을 이어갔다. 처음 만나는 신설코너에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금방 여유를 찾으며 방송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랜덤플레이댄스’부터 ‘쇼미 더 사카’ 등의 다양한 코너를 흥미롭게 진행했다.
데프콘과의 ‘케미’도 인상적. 카메라를 가득 채우는 두 사람의 투샷과 만담처럼 주고받는 멘트는 깨알 같은 재미와 웃음을 선사했다.
비글미를 폭발시킨 에이핑크의 활약도 눈부셨다. 멤버들은 망가짐도 불사하는 열정과 노력들로 모든 미셔을 달성해나가며 큰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정형돈 역시 온몸을 불살랐다. ‘도니 찬스’를 외친 에이핑크를 위해 2분 만에 동그라미를 기어 기록을 달성했고, 전신안마기를 선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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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