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다하다 헬기까지 돌린다. 모든 게 다 사랑 때문이다. 3년간 받았던 사랑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그걸 이제라도 돌려주고 싶어하는 한 남자의 짠내나지만 애틋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뭉클했다.
조정석은 지난 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13회에서 표나리(공효진 분)가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뒤 더욱 그 사랑을 숨기지 못하는 이화신의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표나리는 이화신이 집 벽에 붙어 있는 '사랑해요 표나리'라는 그림을 보고는 그의 마음을 눈치채고 말았다. 3년간 짝사랑을 하긴 했지만, 이제는 화신의 친구인 정원(고경표 분)과 연애를 하고 있는 나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더 까칠하게 굴기도 했고, "나 싫어하죠?"라는 기습 질문에 그렇다는 답까지 받아냈다.
또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화신에게 "나 좋아하지 마라. 나 다른 사람 사랑한다. 기자님 마음 버려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나리를 향한 화신의 사랑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는 잠실에서 일기 예보를 마친 뒤 방송국 카메라 테스트장까지 퀵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 하는 나리의 앞에 헬기를 타고 나타났다.
"3년 동안 제가 잘난 줄 알고 늘 받기만 했다. 그저 딱 3분만, 그거라고 해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그의 얼굴엔 절박함이 가득했다. 분명 헬기 노선을 마음대로 바꿨기 때문에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겠지만, 화신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제는 나리가 화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렸기 때문.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리를 보며 했던 '나 너 좋아한다. 나 너 사랑한다'라는 혼잣말 고백, "내가 이 말을 3년 전에 했으면 어땠을까. 미안해. 너무 늦게 알아서"라는 뒤늦은 후회와 사과 등 이날 조정석은 화신이 느낄 수많은 감정을 애처로운 표정과 눈빛, 떨리는 목소리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분명 여전히 입을 틀어막고 싶을 정도로 못된 말을 해대는 화신이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사랑해주고 싶다고 느끼게 되는 건 역시 조정석의 섬세한 연기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짝사랑만이라도 하게 해달라며 여전히 짠내를 가득 풍길 화신의 서글픈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