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와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를 두고 흔히 '스타 작가'라고 부른다. 한동안 뜸했던 스타 작가 신드롬이 '구르미 그린 달빛'과 '공항가는 길'을 통해 다시 달아오를 전망이다.
대사만 보고도 누구인지 짐작가능한 고유의 문체와 시청자들을 들었다놨다하며 결코 뻔하지 않은 이야기 소재를 선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김은숙과 박지은 작가는 이미 배우들 역시 두 사람의 이름만 보고 작품을 선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끄는 드라마 작가다.
얼마 전까지도 김은숙 작가는 KBS 2TV 군인과 의사의 사랑을 그린 '태양의 후예'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고, 박지은 작가 역시 '프로듀사'를 통해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예능 드라마라는 독특한 포맷과 차태현과 공효진, 김수현이라는 배우를 활용한 통통 튀는 캐릭터 설정으로 명불허전 이름값을 증명했다.
그리고 최근 두 사람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두 작가가 탄생했다. '태양의 후예' 못지 않은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민정 작가와 문학작품 뺨치는 퀄리티로 이목을 집중시킨 '공항가는 길'의 이숙연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민정 작가는 흔히 '고구마'라 불리는 답답한 전개와 막장 요소 없이 청량하면서도 애틋한 궁중 로맨스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러한 대본은 김성윤 PD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더해지며 제대로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중.
하지만 김민정 작가의 활약은 이미 전작 '후아유-학교 2015'를 통해서도 증명된 바 있다. '학교 시리즈'에 걸맞는 청춘들의 갈등과 사랑을 진부하지 않게 그려냄과 동시에, 주인공들의 이야기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일찍이 남다른 '글빨'을 입증한 것.
이는 이숙연 작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라면먹고 갈래?"라는 대사의 원조인 영화 '봄날을 간다'를 집필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이숙연 작가는 '공항가는 길'을 통해 드라마에도 도전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항가는 길'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물로 점차 반응을 얻고 있고 있다.
특히 수아 역의 김하늘이 명대사로 꼽기도 했던 "비행 가서 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간 30~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라는 대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다. 배우들 역시 이숙연 작가의 '글빨'과 대본 집필 속도에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다"라고 감탄했을 정도.
이에 대해 '공항가는 길'의 김철규 PD는 처음에는 시적인 대사에 고민했지만, 현재는 인물들의 감정과 어우러진 대사의 강렬한 느낌을 받고 있다며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배우, 연출, 대본의 3위일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중에서도 극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끌어가는 주된 힘인 대본을 맡는 작가들의 임무는 그 어떤 역할보다 막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최상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스타 작가'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드라마계의 앞날도 밝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