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든 음악이든 한 가지 장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성공하면 다음에도 반복하는 자기복제를 하거나, 이를 경쟁 군단에서 비슷하게 따라하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무난한 길을 선택해서 실패할 확률을 현저하게 낮추기 위함이다. 비슷하다는 비난을 들을지언정 차라리 대박의 길을 걷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룹 샤이니에게 자기복제는 없다. 늘 새로운 분야와 장르에 도전하는 자세로 지난 2008년 데뷔한 이후 8년이란 긴 시간을 묵묵히 걸어왔다. 따지고 보면 그들에게 부침도 없었다.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해 일명 ‘누나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부터 주목할 만한 아이돌 그룹으로 급부상했다. 모두가 그들의 노래를 흥얼거렸다. 듣기 편안한 음색과 쉽게 따라 부를 정도로 중독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발표한 ‘산소 같은 너’도 대박을 터뜨렸다.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하는 디스코 기반의 펑키 리듬과 드럼패턴이 합쳐진 리드미컬한 그루브가 돋보였다. 또 일렉트로닉에 기반을 둔 ‘루시퍼’는 신디의 선율을 현대적인 요소로 구성했다. 강렬하고 세련된 리듬이 청량감과 중독성 있는 매력을 안겼다. 클래식,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음악의 정수를 보여준 것이다.
4집 타이틀 ‘뷰’는 신나는 업 템포 음악으로서 감각적인 사운드와 샤이니만의 R&B 보컬 조합이 돋보인 노래였다. 1년 5개월이 지나고 올 10월 발표한 5집 ‘1 of 1’은 90년대를 풍미한 복고가 중심을 이룬다. 펑키한 리듬과 부드러운 R&B 선율이 어우러진 레트로한 감성을 샤이니의 색깔을 담아 세련되게 표현했다.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리스너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다시금 샤이니 파워를 입증했다.
노래와 춤, 예능, 연기, 라디오, 운동에서 활약하는 ‘만능돌’. 샤이니는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또 세대와 성별을 넘나들며 폭넓은 음악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음악을 공통분모로 삼고 각자 관심 있는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뽑아내고 있다. 고된 노력 속에서도 매 순간을 즐기다 보니 성적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성공에 수학처럼 명확한 공식은 없다. 안전한 길로 간다면 성공을 할 순 있어도 늘 새로운 것을 바라는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항상 가지 않은 길을 택하는 샤이니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연해 보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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