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가 매회 공감가는 에피소드로 칭찬을 받고 있다. 캐릭터가 실제 본인인 것처럼 실감나게 연기하는 배우들의 능력치가 여기에 힘을 톡톡히 보탰다.
이보다 한 단계 더 거슬러 올라가면 '혼술남녀'의 판이 짜여지던 당시 제작진의 혜안도 드라마 흥행에 주효했다. 하석진, 박하선, 황우슬혜, 민진웅, 김원해, 공명, 정채연, 키 등은 섭외 당시에만 해도 업계의 시각은 반반이었던 게 사실.
예를 들어 민진웅 캐릭터의 경우 초반 시놉에서 30대 후반으로 설정됐던 만큼, 올해로 서른한살이 된 86년생 민진웅이 맡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있었다. 물론 10회까지가 방영된 현재 민진웅은 다양한 인물들의 성대모사는 물론이거니와, 코믹과 슬픔을 오가는 탁월한 연기로 '신의 한 수'라는 캐스팅 찬사를 이끌어낸 대표적 인물로 떠올랐다.
황우슬혜 역시 마찬가지다. 극중 섹시한 강사 황진이가,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황우슬혜라는 배우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다수. 현재 황우슬혜는 촬영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하는 노력파 배우로 제작진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
'혼술남녀' 최규식 PD는 "신규 드라마고, 신선한 얼굴들이 많이 캐스팅 됐다. 호평이 나오기 전까지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민진웅은 정말 너무 잘해줘서 고마울 정도다. 오디션 때도 그런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 황우슬혜는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한다. 리허설 현장에서도 가장 먼저 연습을 시작하는 배우"라고 '혼술남녀' 배우들의 능력과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쓰'(고퀄리티 쓰레기) 진정석을 연기하는 하석진, '노그래'(노량진 장그래) 박하나 역의 박하선 등도 칭찬 일색 분위기다. 하석진은 완벽하면서도 허술하고, 짜증나면서도 사랑스러운 진정석을 완벽하게 빙의했다. 같이 연기를 하는 박하선이 "저렇게 대하면 진짜 상처를 받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 오랜만에 작품에 복귀한 박하선도 박하나라는 역에 몰입해 과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당시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씻어내고 제대로 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이들 강사 4인방 외에도 원장 역의 김원해, 공시생들 공명, 키, 김동영, 정채연 등도 노량진 학원가와 고시원에 실제 존재하는 인물들로 의심할 정도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기력으로 잡음이 생기기는 커녕, 모두 다 칭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고 퀄리티 캐스팅'이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소리가 아닐까. 뚜렷한 대표작이 있든 없든, 아이돌 출신이든 아니든, 인지도가 높고 낮음을 모두 떠나서 드라마에서 분리되지 않고 캐릭터와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연기할 배우들을 선별해 낸 '혼술남녀' 제작진의 판단이, 5%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또 한 번 tvN 드라마 성공신화를 써나가는 데 확실한 밑거름이 됐으니 말이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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