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원-박미선 부부, 김동현 모자, 이상민이 미래로 떠났다. 덕분에 안방은 웃음과 감동으로 힐링됐다.
6일 오후 전파를 탄 MBC '미래일기'에서 올해로 23년 차 부부인 이봉원-박미선은 27년 후 미래로 떠났다. 결혼 50주년을 맞아 둘은 따로 살며 각자의 노년을 즐겼다.
하지만 이봉원은 외로움을 느꼈다. 신 나서 또래 할머니들과 취미를 즐기는 박미선을 찾아 댄스 교실에까지 갔다. 이 때 둘은 서로의 늙은 모습을 처음 봤고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이봉원은 아내를 집으로 초대했다. 다시 태어난 기념으로 미역국을 직접 요리하며 조촐한 한 상을 차렸다.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마주한 채 두 사람은 함께 밥 한 술을 떴다.
이봉원은 직접 쓴 시 편지를 무심하게 건넸다. "고생했네 살아줘서. 고생했네 있어줘서. 고생했네 함께해서. 짧은 시간의 만남이 긴 시간의 여행 됐네. 그 시간은 이미 흘러갔지만 마음만은 새 움트는구려"라는 메시지에 박미선은 뭉클해졌다.
김동현은 가족만을 바라보며 평생을 헌신한 어머니와 함께 미래로 넘어갔다. 80세 어머니와 60세 아들은 마치 연인처럼 손을 꼭 잡고 서울 데이트를 즐겼다.
시골에 살아 서울 문화가 낯선 어머니는 소녀처럼 행복해했다. 그래서 아들은 더욱 슬퍼졌다. 어머니의 삶을 곱씹으며 괜시리 미안해졌고 가슴 한 켠이 시렸다.
김동현은 "그동안 소홀히 하고 살았던 감정인 것 같다. 너무 당연하게 넘어간 부모와 자식간 사랑이었다. 이제는 많이 표현하도록 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상민은 대형 기획사의 대표가 돼 있는 꿈을 꿨다. 20년 후인 64세가 된 그는 자신의 결과물이 남겨져 있는 신촌의 한 음반 가게로 향했다. 그곳에서 룰라의 앨범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그는 "모든 건 변했는데 유일하게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음악을 계속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곳에서 이상민은 팬미팅을 열었다. SNS 홍보글을 보고 네 명의 팬들이 달려왔고 이들은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집에는 이상민을 기다리고 있는 늦둥이가 있었다. 59세에 이란성 쌍둥이를 낳은 것.
이봉원-박미선 부부, 김동현 모자, 이상민에게 미래는 지금보다 더욱 훈훈하고 따뜻했다. 이를 지켜보는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도 그러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미래일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