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속 공효진이 결국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게 됐다. 물론 조정석과 고경표의 도움이 있었기는 하지만, 월등한 실력으로 모두의 인정을 받은 것. 게다가 기상캐스터로서의 능력 역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상황. '질투의 화신' 측이 공언한대로 공효진의 캐릭터 성장은 찡한 감동을 안겼다.
공효진은 지난 6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14회에서 무사히 아나운서 시험을 본 뒤 여러가지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쏟고 마는 표나리를 섬세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나리는 헬기 항로까지 변경한 이화신(조정석 분)과 차량 끼어들기로 깈태라(최화정 분)의 도착을 늦춘 고정원(고경표 분)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나운서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곧 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하지만 정작 화신은 헬기 항로 변경으로 한달 정직 처분을 받았고, 이 때문에 9시 뉴스 앵커 오디션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엔딩에서 그려진 나리와 화신의 키스 장면. 병원 탈의실이라는 분위기와 공효진 조정석의 탁월한 연기력이 더해져 오래도록 회자될 레전드급의 키스신이 완성된 것.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뭉클했던 장면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아나운서 시험을 무사히 마친 뒤, 그리고 합격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나리의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다. 생계형 기상캐스터인 나리는 늘 잔심부름까지 도맡아 했고, PD들의 무리한 요구 사항도 들어주곤 했다. 이 때문에 다른 기상캐스터들에겐 질타를 듣기도 했고, 화신 역시 나리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 같은 극 초반의 내용은 기상캐스터 비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실과 다르다며 발끈하는 기상캐스터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여주인공이 앞으로 본인 직업인 기상캐스터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돋보이게 될지 어떤 희로애락을 표현하게 될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효진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직업군에는 그들만 아는 고충이 있다. 밖으로 내비쳐지는 직업이 기상 캐스터, 아나운서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은 과장되고 또 조금은 숨긴 부분이 있다. 작가님은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조언을 들으면서 극을 써나가시고 있다"며 "제가 기상캐스터였더라도 고충은 밖으로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우려가 생겼었다. 하지만 표나리는 기상캐스터 일을 정말 사랑하는 여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효진은 "드라마 끝날 때에는 기상캐스터 분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고 알고 있다"며 "믿고 보셔도 좋을 것이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효진과 제작사의 설명대로 나리는 자신의 직업인 기상캐스터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큰 인물이다. 사람들이 비를 맞고 다니면 꼭 자신이 일기 예보를 잘못한 것 같아 속상해했고, 슴 수술을 하고 곧바로 일기 예보를 하러 방송국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 예보를 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 그게 어려운 날에는 아예 숙직실에서 잠을 청했다. 그 정도로 나리에게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것이었다.
이런 나리에 주변 사람들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고 차가워 보이지만 나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은 나리의 실력을 인정하고 용기 낼 수 없게 응원을 보냈다. 물론 화신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본업은 물론이고 꿈인 아나운서까지 이뤄낸 나리의 성장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