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시대'라는 말까지 등장한 현대 사회에서 '분노' 이상일 감독과 와타나베 켄은 인간과 인간의 '믿음'을 논했다.
이상일 감독과 와타나베 켄은 7일 오후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분노'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상일 감독은 "이 영화가 미스터리 형태를 띄면서 살인범을 쫓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우리 영화가 전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점은 범인이 누군가라기보다는 사람은 사람을 왜 의심하고 역으로 사람은 왜 사람을 믿는가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누군가 의심하게 됨으로써 잃어버리는 것이 있을테고 반대로 너무나 쉽게 믿어버리면서 잃어버리는게 있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을 포기할수없고 포기해서도 안되는게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제목을 '분노'라고 지은 것에 대해선 "뭔가 안고 있지만 표현하기 쉽지 않은 분노를 그리고 있다. 분노를 안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거나 그걸 전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그럼에도 누구나 삶 속에서 끌어안아버리고있는 분노, 즉 내성적이고 내향적인 분노를 그려보고자 했다"면서 "이러한 점들이 현재 일본 사회에서 많이 공감받거나 공유되고 있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와타나베 켄은 이상일 감독에 대해 "전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에 이어 두 번째로 작업을 하게 됐다. 이 두 작품을 통해서 느낀 점은 이상일 감독은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그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고민하고 표현하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는 감독이라는 점이다"라면서 "더 나아가서 연기하고 있는 역할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자기가 연기하는 인물이 뭐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지를 배우가 함께 생각하길 원한다. 자기 몸으로 체험하도록 원하는 그런 감독님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배우로서의 소감에 대한 질문에서 "이 영화가 영화로서 뭔가 명확한 답을 준다기 보다는 관객이 답을 찾아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며 "참여한 배우들 또한 각자 답을 찾아가면 되는 그런 성격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동시에 관객분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픔, 고민, 괴로움 등 자신 안에 있는 부분들을 어떤 역할에게 포커스를 맞춰서 느끼면 되는 것 아닐까 생각을 했다. 그런 느낌으로 연기를 했는데 내 역할에 한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연기를 하면서 어디에서 매듭짓는 느낌을 가져갈까 고민을 했는데 원작자께서 작가도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종착역을 어디로 삼을 것인가 고민했다고 하더라. 이 말이 나에게도 큰 힌트가 됐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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