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딱 좋은 거 같아요”
제 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춘몽’의 주연 배우 한예리는 담담하고 차분하게 할말은 하는 배우였다. 썰렁하고 어수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딱 좋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한예리에게 있어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더욱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연을 맡은 ‘춘몽’이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또 다른 장편영화인 ‘더 테이블’도 선을 보인다. 한예리는 단편과 장편을 들고 부산을 찾은 적은 있지만 장편 영화 두 편으로 찾아온 적도 개막작의 주인공으로 영화제를 찾은 것도 처음이다.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춘몽’ 인터뷰에서 올해 부산영화제 분위기에 대해 그는 “올해 이정도가 영화제 분위기로 맞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분하게 자신이 그렇게 평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제가 막연하게 올 부산 영화제를 걱정했을 때 안성기 선배님이 어떤 식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말이 지금 이해갸 된다”며 “영화제는 계속 열릴 것이고 성장을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밑거름은 없을 것이다. 탈이 없는 영화제는 없었고 이번 사건이 앞으로 20년을 가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춘몽’은 감독의 영화다. 장률 감독이라는 스타일리스트와 주연배우 3인방 모두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대표작을 가진 감독들이다. 이들과 호흡을 맞춘 한예리는 어떤 기분을 느끼며 촬영에 임했을까.
“저보다는 감독님들이 부담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죠. 비연기자니까 작품에 누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셨어요. 준비도 되게 철저하게 하셨어요 의상과 헤어 같은 디테일한 것들도 저보다 먼저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시고 감독님 집에 찾아가기도 했다고 들었어요. 장률 감독님은 훌륭한 배우를 얻으셨어요. 세 분다 예전부터 알고지내는 감독님이라서 낯선 게 없었어요. 저는 배우로서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특히 양익준 감독에게 있어 ‘춘몽’ 속 익준은 ‘똥파리’ 속 상훈을 연상하게 하는 배역이었기에 상훈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힐 정도였다. 한예리는 ‘춘몽’ 속 익준이 ‘똥파리’ 상훈보다 사랑스럽다고 표현했다.
“‘똥파리’ 속 상훈보다 ‘춘몽’의 모습이 훨씬 더 사랑스럽고 인간적이고 애틋해요. 수색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익준을 좋아한다고 생각해요. 종빈이나 정범보다 익준에게만 키스를 하고 여러 가지 고민을 나누는 것은 그를 더 사랑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형이라서 예리를 도울 수 있는 포지션을 줘서 그런거지 특별히 더 좋아하고 그런건 아니에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의 척사광이나 ‘코리아’의 북한 탁구 선수, 드라마 ‘청춘시대’ 속 진명처럼 작품마다 새롭고 남다른 모습을 보여준 한예리의 다음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을까.
“아직 차기작이 결정 된 것은 없어요.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저도 궁금하고요. 저는 어떤 캐릭터와 작품을 하고 싶다기 보다 제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더 좋아하는 편이예요”/pps2014@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