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과 김유정, 아직 어린 나이인데 두 사람의 에너지가 대단하다. 화면을 장악하는 연기나 빈틈없는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는 호흡이 놀랍다.
박보검과 김유정은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시청률 20%까지 끌어 올리며 대박 드라마 자리에 올려놨다. 두 사람의 나이가 24살, 18살인 걸 알면 더 놀라울 따름이다.
두 사람은 극 중 세자 이영 역과 남장 내관 라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사실 방송 전에는 이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박보검이 과연 ‘응답하라’의 저주를 깰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갓 아역을 벗어난 김유정의 주연 발탁이 우려되는 점이었다. 또한 박보검과 김유정의 나이는 6살 차이지만 김유정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로맨스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우려만큼 기대도 있었는데 박보검이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는 사이코패스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응답하라 1988’에서는 천재지만 어리바리하면서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미소를 절로 자아내게 하는 등 매번 출연하는 작품에서 새로운 매력,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에 믿고 보는 측면이 있었다.
김유정도 마찬가지. 5살에 연기를 시작해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내공은 쌓은 김유정은 올해 13년차 배우. 김유정의 연기력은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나 ‘해를 품은 달’, ‘비밀의 문’ 등 여러 사극에 출연했던지라 첫 성인연기, 사극연기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기대만큼 우려도 있었지만 박보검과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이 대표작이라도 해도 될 만큼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은 섬세하게, 입체적으로 감정연기를 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에 빙의된 듯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나 이들의 호흡이 놀라운데 그야말로 ‘찰떡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서로를 향한 애절한 눈빛과 표정이 실제라는 착각이 들 만큼 리얼하고 섬세하다. 네티즌들이 이들을 향해 “잘 어울린다”라고 쏟아내는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어린 나이임에도 역할에 몰입해 충실히 애틋한 감정을 표현해내면서 때론 달달하고 때론 긴장감 있는 케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놀랍다.
두 사람이 만들어낸 명장면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최근 방송을 보면 이영이 라온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키스하는 장면은 너무나 풋풋해 시청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봤던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라온이 이영을 떠나기 전 이영을 뒤에서 안고는 가슴 아파하고 이영은 라온의 상황을 모르고 그저 행복한 표정을 지은 이 장면에서 서로 상반된 두 감정을 조화롭게 표현해냈다.
24살, 18살. 어린 축에 속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호흡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을 이끌어가는 박보검과 김유정. 기특하지 않을 수가 없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