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500회가 됐다. 그 오랜 세월동안 메인 MC 유재석은 도닦는 심정으로 웃음과 감동을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4월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쉼 없이 달려온 이 프로그램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국민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수식어 하나로 모든 게 설명이 된다.
일정한 틀 없이 매회 도전을 한다는 큰 구성 하에 이들은 안방극장에 눈물과 웃음을 투하했다. 유재석이 지난 1일 방송에서 “우리들에게는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11년간 방송되며 멤버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었다. 멤버들과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무한도전’ 안에서 삶을 살아왔고 이들의 삶이 느껴지는 인간미 넘치는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었다. 무려 11년간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0분에 찾고 있지만 성장을 멈추지 않으며 유기체적인 구성으로 안방극장과 끊임 없이 호흡해왔다.
이들이 도전하며 만든 재미와 감동은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이자 다시 새로운 특집을 만들어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김태호 PD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든든히 이끄는 수장인 유재석은 어느새 ‘국민 MC’로 자리잡았다. 다른 예능인이 부침을 겪는 동안 유재석은 성장형 예능인 ‘무한도전’의 팽창과 확대를 이끌며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도전에서 언제나 이를 악물었고, 흐름과 맥락을 잡아야 하는 추격전과 상황극에서 몸을 던져가며 반전과 웃음을 만들었다. ‘게스트 플레이’가 필요한 축제의 장을 이끄는데 예능 캐릭터를 잡아내는 귀신 같은 능력을 발휘했고, 스스로 ‘얄미운 시어머니’ 캐릭터를 만들어 멤버들을 재촉해가며 ‘무한한 도전’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에게는 언제나 따뜻한 동네 오빠와 형이자 친근한 삼촌이었고 진정한 수장이 없는 우리 사회의 위로와 위안이 되기도 했다.
곽도원이 한 말이 걸작이었다. 지난 1일 방송에서 광희와 양세형이 추격전의 맥락을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본 유재석이 친절하게 설명을 이어가자 재치 넘치게 일침을 가하고 유재석과 프로그램에 대한 존경을 표한 것. 유재석이 이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힘이 어느 정도인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런 걸 일일이 다 설명해주는구나. 매주 이런 식으로 끌고 가시는 거예요? 형 도닦아? 이야 11년을 어떻게 끌고 왔어”라고 말하는 곽도원과 이 말을 공감한 유재석, 그리고 왠지 모를 고마움과 미안함이 겹쳐졌던 시청자들. 철저한 자기관리와 ‘무한도전’을 이끌어가는 ‘무한한 도전’에 정진해서 안방극장을 매주 만나는 유재석의 가치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순간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