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기타도 굵은 빗방울에 흠뻑 젖었지만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 감미로운 어쿠스틱 멜로디가 2016 아시아송페스티벌 첫날을 잔잔한 감성으로 물들였다. 관객들의 열정적 참여가 곁들여진 이 페스티벌에는 비처럼 음악처럼 드라마틱한 순간들이 가득했다.
지난 7일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2016 ASIA SONG FESTIVAL - acoustic fest.’에서는 국내외에서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가득 찬 관중석과 함께 호흡했다.
이날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인 권진아와 샘김의 케미가 돋보였다. ‘무적의 긍정 남매’라는 소개와 함께 등장한 두 사람은 서로를 ‘곰’, ‘하마’라고 놀리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여 주다가도 힘든 시절 음악으로 위로를 주고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특히 자주 협업을 하는 두 사람을 향해 잘 어울린다는 평이 따르는 것에 대해 샘김은 “저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린라이트를 켜 모두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들이 함께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비가 세차게 쏟아지며 몸과 기타는 젖었지만 더욱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필리핀 그룹 M.Y.M.P.는 공연장에 상큼함을 전파했다. ‘Say You Love Me’가 나올 때는 관객석에서 ‘떼창’이 울려 퍼졌다. 여성 보컬은 울컥한 듯 눈물이 그렁그렁한 표정으로 감사를 전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10cm가 등장하기 전 악기 보호를 위해 텐트를 쳐야 할 만큼 빗줄기는 거세졌다. 몇 분 후 10cm가 올라왔지만, ‘니가 참 좋아’의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기타가 나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은 프로답게 당황하지 않고 무대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2016 아시아송페스티벌에는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극적 순간들이 목격되며 재미를 더했다. 우비와 우산으로 비를 막은 채 아티스트들과 함께 한 관객들의 열기는 백미였다. 그렇게 어쿠스틱 페스티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014년부터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최되기 시작한 아시아송페스티벌이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V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