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찔끔 나는 사이다였다. 통쾌하게 톡 쏘는 맛으로, 또 절절한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힌 것. 흥미로운 스토리에 몰입감을 더하는 연기력이 일품이었다. JTBC 드라마 ‘판타스틱’ 속 박시연의 이야기다.
확실히 주인공은 박시연이었다. 적어도 지난 7일 방송된 JTBC 금토극 '판타스틱'(극본 이성은, 연출 조남국) 11회에서 만큼은.
이날 방송에서 박시연은 이기적인 시댁 식구들에게 상처를 받고 괴로워하다 통쾌한 한방을 먹이는 ‘백설’의 모습을 제대로 소화하며 보는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엄마의 편지를 받고 가슴 찡한 눈물 연기를 펼치는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걸크러시를 부르는 통쾌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양극단을 오간 것.
줄거리는 이렇다. 백설(박시연 분)은 엄마의 수술비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한다. 설의 엄마는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또 수술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수술비용은 3천만 원. 설은 남편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시댁 식구들은 못할 말들을 쏟아냈다.
결국 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한다. 누워있는 엄마에게 "엄마. 우리 그만 여기까지 하자. 더 이상 그 인간들한테 구걸 못하겠어. 그런데 우리 엄마 혼자도 못 보내겠어. 나랑 같이 가자"라며 호흡기를 떼려한 것. 그 시각 병원으로 급히 온 소혜(김현주 분)와 미선이 백설을 막았다.
두 친구가 큰 힘이 됐다. 그리고 엄마가 남긴 편지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엄마의 진심이 듬뿍 담긴 편지를 읽고는 오열하는 설. 결국 그는 이혼을 결심하고, 친구들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다.
여기부터가 아주 흥미롭다. 절절한 사연으로 눈물을 쏙 빼놓은 설은 집으로 돌아온 뒤 시댁 식구들에게 통쾌한 한방을 먹인다. 남편의 불륜사실을 폭로하고 고가의 와인들을 식구들이 보는 앞에서 다 깨부순 것. 설은 “이 집구석에서 제 정신으로 있기 힘들다. 당신들이 마신 이 와인이 우리 엄마 수술비였다. 그런 주제에 정의를 구연해? 당신들이랑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앞으론 멋지게 살 거다. 최진태 씨 우리 이혼합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시댁 식구들의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는 비밀 장부를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통쾌한 복수를 펼친 설의 활약과 이를 제대로 그려낸 배우 박시연에게 방송 후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