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연기자 아이유가 혹독한 배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아이유는 13회까지 방송을 마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현대에서 살다가 고려로 타임슬립을 한 해수를 연기하고 있다. 이미 '드림하이', '최고다 이순신', '예쁜남자', '프로듀사'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온 아이유는 이번 '달의 연인'을 통해 자신의 본명 이지은을 내걸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이 드라마는 중국의 인기 소설이자 드라마인 '보보경심'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방송 전부터 '달의 연인'을 향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았다. 특히 이준기와 아이유가 남녀주인공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첫 방송 후 아이유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아이유의 단조로운 표정이나 사극에 맞지 않는 가벼운 말투가 극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아이유 특유의 시원하지 못한 발성 역시 지적의 대상이 됐다. 현대에 살다 잘 모르는 고려시대로 갑자기 타임슬립된 경우이기 때문에 극 초반에는 주변 인물들과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튀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유의 연기력은 늘 도마 위에 올랐다.
분명 소위 말하는 '발연기'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아이유에게는 어느샌가 '연기력 논란'이라는 딱지가 붙었고, 이는 곧 드라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까지 이어졌다. 드라마의 시청률 부진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음에도 극을 이끄는 여주인공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아이유의 책임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프로듀사' 때까지만 해도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아이유에겐 뼈아플 수밖에 없다. 특히나 연기자 이지은으로서 대중들 앞에 섰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는 더더욱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황궁 속 인물들과 상황 변화를 몰고 온 황태자 시해 시도 사건 이후 아이유를 향한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회를 거듭할수록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인의 설렘이나 왕소(이준기 분)의 다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진심 가득한 말투 등 아이유는 해수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11회부터 13회까지 아이유는 극한의 상황 속에 마음을 다친 해수의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해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분위기 역시 많이 달라졌다. 이는 곧 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달의 연인'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7회가 남은 '달의 연인' 속에서 아이유는 혹독한 배우 성장통을 완벽히 극복하고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는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