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가 또 다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의 일상과 이들의 어머니들이 나누는 대화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은 것. 이 덕분에 '미운 우리 새끼'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동시간대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VCR을 통해 공개되는 아들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의 일상을 본 어머니들의 리얼한 리액션으로 재미를 유발하는데, 아들과 어머니가 만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어머니들은 스튜디오에 자리한 MC들과만 대화를 나누는데 이는 '미운 우리 새끼'만의 특별한 재미로 손꼽힌다.
연출자인 곽승영 PD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들 중에서 아들이 술 마시고 노는 모습을 제대로 보신 분은 없다. 짐작만 할 뿐이었지 다들 실제로는 처음 보신거다. 그래서 깜짝 놀라고 걱정하고 하는건데, 그건 어떤 어머니라도 다 그러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아들이 없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렇게 어머니들이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만약 아들이 옆에 있다면 절대 편하게 말씀을 하지는 못할 거라는 것이 곽 PD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곽 PD는 VCR 안에서도 어머니와 아들이 만나는 걸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이 프로그램에서 토크를 하는 건 MC들과 일반인이다. 처음에는 이것이 감당이 될까 싶었고, 출연자들이 스튜디오에 나와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방송을 하기 전에는 많이 두려웠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신동엽, 김건모 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두 분 모두 어머니와 아들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을 해주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건모 씨는 '녹화를 할 때는 갈게. 하지만 내가 어머니와 같은 공간에 있지는 않겠다. 어머니들이 마음껏 이야기를 하는 것이 포커스인데, 내가 앞에 있으면 어머니가 말을 못한다. 내 눈치 안 보고 얘기를 해야 이 프로그램이 살 수 있다'고 하더라. 신동엽 씨도 '어머니들만 있는 것이 차별성이기 때문에 절대로 같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와서 생각했을 때 제가 판단을 잘못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식은 땀이 난다. 신동엽 씨의 말처럼 어머니들끼리 얘기를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차별성이다. 아들들이 바로 옆에 있으면 그런 리액션이 안 나왔을거다. 제가 흔들리려고 할 때 잘 잡아준 김건모, 신동엽 씨에게 정말 고맙다."
그러면서 그는 여자 출연자 합류 역시 긍정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고. 그는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니 시청자들께서도 어머니들을 '우리 엄마도 저렇지'라는 생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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