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미 지분의 한 70%는 이들 부부가 가지고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등장하는 부부 차인표와 라미란의 호흡이 보는 즐거움을 제대로 배가시키고 있다. 특유의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면서 베테랑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다소 푼수기가 있는 라미란과 그를 귀찮아하는 듯 하면서도 따뜻하게 포용하는 차인표의 ‘케미’는 그야말로 특급이다. 순수하면서도 코믹한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함께 훈훈함까지 안기며 흥미를 더한다.
작가와 연출자, 제작진도 두 사람을 재미 포인트로 잘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는 차인표의 대표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 BGM을 사용해 웃음을 빵 터뜨리기도.
이들 부부의 활약은 지난 8일 방송된 13회에서도 반짝 빛났다. 복선녀(라미란 분)의 만취 연기부터 시작됐다.
선녀는 역시 술에 취해 주정을 부렸다. 배삼도(차인표 분)에게 “솔직히 말해봐. 나 교도소 들어가면 나 출소할 때까지 수절하면서 기다릴 거야? 끼 부리면서 연애질 할 거지?”라며 시무룩해했다. 꽤나 귀여운 모습. 하지만 삼도는 퉁명스럽다.
이에 선녀는 “맹세해라. 나 출소할 때까지 수절하겠다고 맹세해. 근육 지도도 하면 안 돼”라고 앙탈을 부렸다. 삼도는 못이기는 척 맹세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퉁명스러웠던 삼도는 선녀를 위해 다른 여자에게 무릎까지 꿇는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서 화제를 모았던 BGM이 등장해 깨알 같은 웃음을 주기도.
삼도는 선녀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은숙(박준금 분)을 찾아가 빌었다. 그는 “사람 하나 살리는 셈치고 저희 집사람 용서 좀 해주십시오”라며 무릎을 꿇었고, 결국 은숙은 선녀의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감동을 받은 선녀가 민물장어를 사오겠다며 앙큼한 윙크를 날리는 장면 역시 압권이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연기력에서 비롯됐음이 자명하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두 배우였지만, 이를 능글맞은 생활연기로 극복해내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는 모양새. 이들이 또 어떤 이야기들을 펼쳐 나갈지 기대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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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