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 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면 살수록, 또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사랑이고 또 인간 관계다. 또 무언가에 책임을 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속 지진희와 김희애는 끊임없이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진짜 어른이 되는 길은 쉽지가 않다.
지진희와 김희애는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 고지식한 원칙주의자 고상식과 잘 나가는 드라마 책임프로듀서인 강민주를 연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 싸우기 일쑤였지만, 어느 새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며 사랑에 빠졌고 최근에야 과거 아픈 기억을 떨쳐보내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됐다.
전혀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나 맞쳐가는 과정은 요란스럽지만 따뜻함이 묻어났다. 또 모든 일에 원리 원칙을 적용하고, 자신이 벌인 일은 반드시 책임을 지는 상식의 올곧은 모습은 민주 뿐만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물론 때로는 꽉 막혀보여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 공무원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인 건 틀림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사랑도 찾게 됐다. 지난 8일 방송된 16회에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 민주가 상식과 알콩달콩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민주는 상식과 함께 하는 일상의 편안함 속에서 행복을 느끼곤 했다. 상식 역시 '어른이 되어서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얄궂은 인생은 두 사람이 마냥 행복하게 두지만은 않았다. 방송 말미 상식은 유람선 입찰 비리와 관련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됐고, 이는 곧 기사로까지 보도가 됐다.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항의를 했음에도 상식은 강등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딸 예지(이수민 분)와의 갈등도 예고됐다. 지금껏 상식의 도움을 받아왔던 민주가 이번엔 반대로 상식을 도울 수 있을지, 또 상식의 가족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될지,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 두 사람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