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는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지금껏 천만을 돌파한 한국영화는 ‘부산행’을 포함해 14편. 그 어려운 일을 충무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쉬지 않고 해냈다. 국내 4대 배급사의 라인업 중에서 2017년 천만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는 무엇일까.
천만 영화는 단순히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뭉친다거나 유명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다고 해서 탄생하지 않는다. 소재부터 사회의 분위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여러 가지 면을 고려해 2017년 라인업 중 천만 영화와 닮아있는 영화들을 꼽아봤다.
◆ CJ ‘군함도’
류승완 감독, 송중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베테랑’으로 천만을 맛본 류승완 감독이 ‘태양의 후예’로 대세 오브 대세로 떠오른 송중기와 손을 잡았다. 소재 또한 ‘암살’, ‘밀정’, ‘덕혜옹주’ 등이 다루며 흥행소재로 떠오른 일제강점기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는 조선인들을 그린 영화다. 감독과 소재 그리고 출연 배우까지 천만 영화의 조건은 모두 갖췄다. 그 어떤 영화와 맞붙어도 천만이 걱정되지 않는 영화다.
◆ NEW '더 킹‘
한재림 감독 조인성 정우성 김아중 배성우 류준열
조인성과 정우성을 한 스크린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거기에 조인성의 7년여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더 킹’은 대한민국을 주름잡는 권력자들과 세상의 왕이 되고 싶었던 남자의 생존을 그린 범죄액션 영화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익숙하고 수없이 등장하는 소재지만 ‘연애의 목적’, ‘관상’ 등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그림 같은 배우들을 가지고 어떻게 풀어냈을지가 관건이다.
◆ 롯데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마동석 오달수 이정재
주호민 작가의 인기웹툰 ‘신과함께’를 원작으로 인간의 죽음 이후 49일동안 펼쳐지는 7개의 재판과정 동안 저승차사들이 인간의 일에 개입하면서 생기는 일을 다른 판타지 영화다. 한국 영화계 특수효과와 촬영의 일인자인 김용화 감독이 저승을 어떤 비주얼로 재현해낼지 궁금한 영화다. 앞서 차태현이 한국영화 최초로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한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하며 점점 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거기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한다. 영화 3-4편은 충분히 찍고도 남을 배우들의 조합, 저승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원작까지 개봉이 가장 기다려지는 영화 중 한편이다.
◆ 쇼박스 ‘특별시민’
박인제 감독 최민식 곽도원 류준열 심은경 라미란 이기홍
누가 뭐래도 최민식은 역대 한국영화 최다 관객 수를 끌어모은 ‘명량’의 주인공이다. 최민식을 넘어서는 이순신 장군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펼쳤다. 그런 만큼 정치인에 도전한 최민식의 연기에 대한 기대가 큰 영화다. 거기에 연기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곡성’의 곽도원과 ‘응답하라 1988’이 만든 대세 배우 류준열 그리고 할리우드의 젊은 배우 이기홍까지 신구의 조화가 완벽하다. 시대극 위주의 한국영화가 주로 천만을 기록한 것에 비춰보면 소재 자체도 부담감이 없다. ‘특별시민’이 그려낼 현실 상황이 얼마나 관객의 공감을 얻을지가 천만의 열쇠다./pps201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신과함께'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