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과 홍진호의 대결. 스타크래프트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경기를 ‘임진록’이라고 불렀다. 게임 상에서 사용하는 종족도 라이벌이었고, 실력과 승패도 막상막하였던 터. 이에 팬들은 두 사람의 이름에서 ‘임’과 ‘진’을 따와 임진록이라고 이름 붙였다.
두 사람의 대결이 오래도로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제대로 된 승부를 보지 못했기 때문. 상대 전적에서 임요환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어 홍진호에게 ‘영원한 2인자’라는 타이틀이 따라붙기도 한다.
임진록은 의외의 배경으로 한 차례 더 치러졌다. 임요환과 홍진호는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MLT-35’(이하 ‘마리텔’)에서 또 한 번의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출연자들의 치열한 콘텐츠 경쟁이 펼쳐졌다.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환은 모르모트 피디, 라붐 솔빈과 함께 펜싱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공부의 신’ 강성태 강사의 멘토링도 흥미로웠다.
초밥 전문가를 초대한 김구라는 허영지, 조영구와 함께 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고, 지난 번 정재형에게 서핑을 배우로 등장했다가 화제가 돼 단독으로 출연하게 된 성소의 서울 나들이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임요환과 홍진호의 대결을 콘텐츠로 삼은 방송.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고, 전반전과 후반전을 통틀어 종합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주 전반전에서 임요환 김가연 부부에게 당해 날계란을 뒤집어 쓴 홍진호는 2인자 자리를 벗어나보겠다고 발버둥쳤다. 몸풀기 게임으로 진행된 허벅지 씨름에선 임요환을 눌렀고, 틀린 그림 찾기까지 승리를 거두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 게임에서 패하고 말았다. 홀덤 게임에서 숫자 2에 연이어 당하면서 ‘2’의 악연을 또 다시 이어가게 된 바다.
홍진호는 소리를 지르며 좌절했지만,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더도 없는 흥미로운 이벤트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홍진호가 여전히 2인자의 자리에 머물에 되는 엔딩으로 의도치 않은 재미까지 더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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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