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가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등장했을 때 어느 누구도 '왜?'라는 물음표를 남기지 않았다.
수지가 아시아 전역에서 뜨거운 인기몰이 중인 아이돌 그룹의 핵심 멤버 임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시아 영화인의 축제인 부산에 등장해 레드카펫을 당당히 거닐수 있던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영화 '건축학개론'이 영화제 공식 초청됐기 때문이다. 통해 남다른 연기력가지 검증받은 덕이다.
그래서 노래 춤 모두 되는 동시에 '포스트 수지'를 꿈꾸는 연기돌 2세대들의 올 하반기 행보는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설경구 김남길 주연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에는 AOA 설현이 출연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싸우며 딸을 지키기 위해 일생일대의 살인을 계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극 중 설현은 딸 은희 역을 맡아 배우 설경구와 호흡한다.
평소 청순하고 수줍은 매력에 반전 몸매로 사랑받는 설현은 앞서 영화 '강남1970에서도 정진영 배우와 남다른 모자사이를, 이민호와는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설현 특유의 신파 감정으로 녹여내 의외로 자연스러운 표현력에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설현은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도 또 한번 '딸'로 출연한다. 그가 전작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을 작품 전반에 녹아나길 것, 독으로 삼을지 금으로 삼을지는 미지수지만, 설현을 향한 긍정적인 마인드가 눈일을 끈다.
두 번째는 최근 드라마 '굿와이프'로 호평받았던 오렌지캬라멜 나나다. 나나는 장창원 감독이 메가폰을 쥔 '꾼'에 출연한다.
'꾼'은 나비 외에도 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등 국내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 돼 나나의 출연소식은 더욱 의미를 지닌다. 나나가 비교적 금방 소비되고 끝날 TV브라운관이 아닌 영화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 아닐까. 두 사람이 충무로 연기돌, 우먼파워의 저력을 보여주는 여배우로 거듭날 지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sjy04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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