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과의 추억이 많지 않으면 어떠랴. 잘 알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는 걸. 방송인 양세형이 ‘무알못(무한도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추알못(추격전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반전을 만들었다. 분명히 추격전에서 헤매며 시청자들을 웃게 만든 양세형인데 거듭된 경기 속 놀라운 성장을 하며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양세형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500회 특집인 ‘무도리 GO’에서 추격전과 ‘무한도전’ 특집을 잘 몰라 큰 웃음을 안겼다. 이날 제작진은 증강 현실 게임에 500회 동안 펼쳐진 특집을 녹여냈다. ‘무한도전’에 계속 출연했던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에게 유리한 추격전이었다. 특집을 하나 하나 기억하고 있다면 캐릭터인 ‘무도리’를 잡기 편한 대결이었던 것.
최근 합류한 양세형에게는 ‘무한도전’ 특집이 어디서 벌어졌는지 알 수 없어 헤맬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추격전 경기 방식을 뒤늦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좋은 정보를 준 유재석을 믿지 못하는 미숙한 감각으로 스스로 ‘바보 인증’을 하는 실수를 했다. 이 같은 양세형의 추격전에 익숙하지 못하고 ‘무한도전’ 추억과 거리가 멀어서 생기는 실수는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겼다. 아무래도 추격전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이 나뉘어야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는데 양세형은 맥락을 잡지 못해 다른 멤버들과의 대결에서 자꾸 지게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덕분에 웃음이 터졌다. 강변북로가요제가 열린 곳이 선유도 공원으로 알고 있거나, 역사 특집이었던 ‘TV특강’을 임진강으로 잘못 알아듣거나, 제작진이 제공한 특집 지도를 이해하지 못해서 유재석에게 놀림을 당하는 모습 자체가 재밌었던 것. 양세형의 추격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뛰어다니는 것 말고는 할 줄 몰랐던 다방구부터 영화 ‘아수라’ 배우들과 함께 했던 왕 게임, 그리고 이번 ‘무도리 GO’까지 아직은 사기의 큰 판을 짜기보다는 적응하는 양세형의 모습이 제법 흥미롭다.
늘 유재석과 하하가 추격전에서 웃고, 박명수와 정준하가 당하는 그림보다도 새 인물인 양세형이 만들어가는 의외의 그림이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 적응 중이라 잔 실수가 많은 양세형을 답답해하는 설정을 더한 유재석의 재치까지 더해지며 두 사람이 추격전 중 주고받은 대화는 웃음이 터졌다.
더욱이 양세형은 조정으로 캐릭터를 잡을 수 있는 두 번째 경기에서 의외의 조정 운용 실력을 보여주며 ‘에이스’인 유재석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어느 순간부터 굴러들어와 박힌 돌들과 함께 좋은 호흡을 맞추며 재밌는 캐릭터 하나 추가만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는 양세형이 만든 추격전의 새 그림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