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케이투’ 송윤아가 참 불쌍하다. 알고 보면 진짜 악역은 조성하였고,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야심만 불태우는 송윤아의 슬픈 눈빛이 시청자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송윤아는 현재 tvN 금토드라마 ‘더 케이투’에서 남편 장세준(조성하 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아버지의 회사였다가 지금은 이복동생 손에 넘어간 JB그룹을 독차지 하려는 최유진을 연기한다. 대권과 JB를 모두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진은 눈 앞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냉혈한으로 다뤄졌다.
허나 이야기가 펼쳐질수록 진짜 악역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숨겨진 딸 고안나(임윤아 분)를 짐처럼 여기고 유진과 손을 잡으면서도 언제든 뒤통수를 때리는 세준이었다. 유진은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세준을 한심하게 여기면서도 곁을 지키고 있고, 그런 아빠만 바라보는 안나를 괴롭히면서도 딱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사방이 적인 자신의 처지를 단박에 알아차린 남자 김제하(지창욱 분)의 과거 아픔까지 공감하는 모습까지, 유진은 무시무시한 악역에서 점점 동정 여론을 이끌어내는 인물로 바뀌었다.
점점 더 사악해지는 세준, 그런 세준이 만들어낸 이유 있는 악인 유진,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유진을 점점 더 불쌍하게 만들고 있다. 매몰찬 면모도 있지만 그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처지가 안쓰럽기 때문. 인물이 가진 이 같은 이중적인 성격 외에 송윤아가 가진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얼굴, 그리고 슬픈 감정을 눈빛에 녹아내는 연기가 자꾸만 안방극장을 혼동에 빠뜨리는 이유다.
분명히 악역인데 마냥 욕할 수 없는, 자꾸 세준이라는 더 못된 악마를 탓하게 만들고 있다. 송윤아의 눈물이 흐르지 않지만 허망한 감정이 다 들어가 있는 슬픈 눈은 제하와 안나를 응원해야 하는 안방극장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유진이가 자꾸 신경 쓰이게 되는 것, 그래서 더 매력적이고 재밌는 인물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송윤아가 ‘더 케이투’의 큰 흥미지점인 배경 그 자체다. / jmpyo@osen.co.kr
[사진] '더 케이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