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춘몽'(감독 장률)에서 배우 이주영은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인물로 설정돼 극 중 유일하게 싱그러운 느낌이 나는 캐릭터다.
그런데 직접 만난 이주영은 '춘몽'의 보이시하고 청량한 느낌과는 전혀 달랐다. 깊고 진한 눈매와 여성스러운 몸짓 하나하나가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장률 감독의 작품이 주는 특유의 따뜻하고 몽환적인 느낌과 같다.
"감독님과 '춘몽'으로 처음 작업하면서 가장 놀란 게 배우들을 100% 믿어주신다는 거예요. 배우들에게 온전히 영화를 맡겨두고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 같아요. 감독님 생각에 좀 더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명확한 디렉팅을 내리진 않으세요. 믿어 주고 놀게 해주신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그래서 더 자신 있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장률 감독은 우스갯소리로 배우들에게 '춘몽'을 상업영화라고 말하며 "이번 작품은 철저한 상업영화 아니냐"고 동의를 구하기도 했단다. 그만큼 그간 장률 감독의 작품들보단 많은 사람들이 '춘몽'을 쉽게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 속엔 예리 익준 정범 종빈의 이야기가 펼쳐져요. 네 남녀의 감정이 명확하게 표현되죠.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장률 감독님은 공간을 그려내는 감독님이거든요. '춘몽'도 그래요 어떤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그 공간에서 각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을 담았어요. 저도 물론 '춘몽'에 참여한 배우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sjy0401@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