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영은 부산에서 맺은 인연으로 영화 '춘몽'에 출연할 수 있었다. 2014년, 부산평화영화제에서 이주영의 작품을 본 장률 감독이 이주영을 눈여겨봤고 그 계기로 '춘몽'에 출연하게 됐다.
또 다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춘몽'으로 부산을 찾게된 이주영. 그 또한 부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듯했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춘몽'의 주연배우 이주영을 8일 오전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만났다. 극 중 예리(한예리 분)와 180도 다른 사내아이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던 이주영이지만, 직접 마주한 그는 살짝 들어가는 보조개 미소가 매력적인 천생 여자였다.
'춘몽'은 예사롭지 않은 세 남자 익준, 정범, 종빈과 세 남자가 사랑하는 예리(한예리 분)가 꿈꾸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담은 영화다. 개막식에서 처음 '춘몽'을 봤다는 이주영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서야 한시름 놓았다고 했다.
"지난 4월에 촬영을 마치고 저도 개막식 날 처음으로 완성본을 봤어요. 야외 상영이라 영상과 화면이 조금 열악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 나름대로 즐길 만 했어요. 주위 반응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무엇보다 '그동안 장률 감독님 작품보다는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이주영은 '춘몽'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부산평화영화제를 언급했다. 당시 이주영을 본 장률 감독은 이주영과 인연을 맺었고 당시 '춘몽'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장 감독은 그에게 주영 역할을 제의했다. 사실 장률 감독이 초반 '춘몽'을 구성할 때 만해도 이주영의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주영을 만난 뒤 그녀를 위한 역할을 '춘몽'안에 만들어 냈다.
"장률 감독님이 이주영이란 사람 자체를 작품 안에 넣어주신 것 같아 굉장히 감사해요. 장률 감독님은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단계에서도 굉장히 즉흥적인데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들을 사이사이에 삽입하는 감독님의 능력은 볼 때마다 놀라운 거 같아요."
하지만 이주영은 장률 감독, 그리고 부산과의 인연으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배우가 된 이주영이지만, 마냥 기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그 이유는 위기에 휩싸인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이다.
"개막작으로 선정돼 부산을 찾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최근 부산국제영화제가 떠들썩한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태풍도 그렇고 내부사정도 그렇고요. 개막작 배우로서 작은 규모로 축소된 게 아쉽기는 해요. 음…모든 것엔 주기가 있잖아요. 부산도 21년 만에 숨 고르기 하는 게 아닐까요. 미래를 위한 시간이 올해이길 바라는 마음이죠." /sjy0401@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 '춘몽'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