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전작보다 더욱 발전된 작화는 물론 사회적인 메시지를 녹여 넣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일본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너의 이름은’은 일본은 물론 한국에도 충분히 공감을 살만한 영화다.
9일 오후 1시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 ‘너의 이름은’이 최초로 공개됐다. 일본에서 천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니만큼 궁금증이 커진 상황이었다. 역시나 ‘너의 이름은’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너의 이름은’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가슴 벅찬 작품이었다. 성별이 바뀐 남자와 여자라는 가벼운 설정으로 시작해서 혜성이 등장하는 것을 기점으로 시간과 공간이 섞이면서 영화는 관객을 아예 다른 지점으로 데려간다.
역시나 빛의 마술사의 신카이 마코토의 명성은 그대로였다. 아름다운 자연과 빛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까지 모두 아름답다. 혜성이 떨어지는 장면의 아름다운 빛깔은 물론 달걀부침을 하는 장면이나 비가 내리는 장면까지도 세심하고 정교하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것은 레드윔프스의 음악이다. 무려 1년 6개월 동안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하면 4곡의 주제곡과 20곡인 넘는 스코어를 완성시켰다.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마다 아름다운 가사와 함께 멜로디가 울려 퍼지며 영화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여자주인공인 미츠하가 달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주제가는 눈시울을 적실 정도로 감동적이다.
영화는 단순히 사춘기 소년 소녀의 에피소드를 다루지 않고 갑작스럽지만 논리적으로 관객을 설득해 나간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관객은 모두 주인공과 한마음이 된다.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과 하나가 된 관객은 감동에 젖게 된다. 스포일러에 관한 문제로 인해서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재난에 익숙해진 대한민국을 살게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5년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의 젊은 세대들의 열광적인 호응에 힘입어 천만을 넘었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에 대한민국 관객도 호응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너의 이름은' 포스터&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