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만 볼 수 있는 시상식이 아니었다. 받을 사람이 받았고, 딱딱하거나 어색한 분위기는 없었다.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축제의 장이 ‘tvN 10 어워즈’에서 벌어졌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10 어워즈’는 ‘응답하라’와 ‘삼시세끼’ 시리즈의 성공으로 tvN의 위상이 지상파를 뛰어넘게 된 후 안방극장이 그토록 소망하던 tvN 출연자들을 위한 첫 시상식이었다. 개국 10년 만에 그동안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이들을 한데 모아 수상하는 자리였다. 떠들썩한 축제를 마련한 tvN은 신명나게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워낙 인기 예능과 드라마가 즐비하기에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자리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이끈 배우들부터 ‘시그널’ 주역인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과 tvN 개국 공신인 ‘막돼먹은 영애씨’의 김현숙, ‘삼시세끼’ 시리즈의 이서진, 차승원, 유해진 등이 함께 했다. 웬만한 방송사 시상식에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이들은 10년 만에 개최되는 tvN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진행자는 무려 국민 MC 2명이 뭉쳤다. 강호동과 신동엽이 진행을 맡았다. 화려한 구성만이 아니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시상식을 대하는 스타들의 자세와 그리고 시상식을 꾸린 제작진의 한바탕 즐기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곳곳에 예능이 결합해 다소 산만한 구성이긴 했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이 시상식의 의미를 잃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이문세와 싸이 등 초대 가수들의 공연이 모두들 흥겹게 즐기게 만들기 충분했다는 것. 보통 시상식 무대가 아이돌 그룹 위주로 꾸려지는 것과 달리 ‘tvN 10 어워즈’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뛰어달라고 말할 수 있는 가수가 무대에 올랐다.
이문세의 말에 모두들 일어나 흥얼거리며 간단히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외국 시상식에서나 봄 직한 장면이었기에 시청자들을 흥겹게 했다. 흥이 많은 예능인들이 모이는 시상식에서는 자주 볼 수 있었지만 언제나 배우들이 있는 연기 대상에서는 축하 무대가 썰렁한 분위기가 감도는데 ‘tvN 10 어워즈’는 아니었다. 김혜수부터 이성민, 그리고 이서진, ‘응답하라’를 이끈 젊은 배우들이 축제를 즐겼고, 수상을 떠나 이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날 신동엽은 모든 시상이 끝난 후 “내년에 보자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10년 후에 보자고 하기도 그렇다. 자주 봤으면 좋겠다”라고 이 시상식이 언제든 다시 개최될 수 있음을 예고하며 마무리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tvN 시상식, 화려하면서도 알찼고 그러면서도 흥이 넘쳤던 이 시상식이 올 연말 열릴 지상파 연기대상에 시사하는 바가 강렬하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10 어워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