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글로벌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데뷔 후 4년 동안 꾸준히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한 단계씩 성장한 방탄소년단이다. 데뷔 당시 많은 기대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이들, 어느새 '믿고 듣는' 방탄소년단의 브랜드까지 형성했다.
방탄소년단이 10일 정규2집 '윙스(WINGS)'로 컴백했다. 컴백 전부터 국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는데, 음반 판매량이 선주문만 50만장이다. 지난 음반에 이어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라 더 놀랍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컴백 전의 뜨거웠던 반응은 음반 발매 후 성적으로 나타났다. 선주문량 50만장으로 음반차트 1위를 예고한 이들은 타이틀곡 '피 땀 눈물'로 주요 8개 음원사이트 퍼펙트 '올킬'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수록곡까지 차트 상위권에 줄세우기를 기록하는 등 팬덤을 넘어 대중에게 다가선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컴백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직접 밝혔다. 높은 음반판매량과 1위 결과에 대해서 "그만큼 우리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열기는 국내에서만 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컴백을 앞두고 지난 9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진행된 V앱은 동시접속자수 100만 명 이상을 돌파하면서 역대급 기록을 달성했다. 국내외의 많은 팬덤으로 인해 30분 지연 방송이 됐고, 총 3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방탄소년단의 컴백 프리뷰쇼를 시청했다.
그리고 이 폭발적인 반응은 아이튠즈 차트로 이어졌다. '윙스'는 미국, 브라질,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대만 등 23개국 아이튠즈 종합 앨범차트 1위를 기록했고, 힙합 부문에서는 전 세계 1위의 기록이다. 또 중화권에서도 큰 반응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로 확장된 방탄소년단의 팬덤과 저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결과다.
방탄소년단은 "컴백할 때마다 해외차트나 국내차트 순위가 오르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우리의 기록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윙스'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멤버들도 많이 성장했다. 또 한 번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날개가 돼야한다"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방탄소년단이 해외까지 폭넓은 팬덤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데뷔 때부터 확고한 흐름을 가지고 있었던 음악, 그리고 K팝 아이돌다운 퍼포먼스 덕분이다. 방탄소년단은 '학교3부작'을 시작으로 '화양연화'까지 연작 시리즈 열풍을 가져왔다. 그 시기에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내면서 인기를 끌었다. 솔직했고 강렬했으며,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더해져 해외 팬덤까지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슈가는 "우리가 데뷔했을 때 많은 분들이 기대하지 않으셨다. 우리의 이야기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여과 없이 했는데 그걸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언제까지 소년일 수 없지만 그 열정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순수한 마음들은 항상 가지고 싶다. 소년일 수는 없지만 영원히 소년이고 싶은 마음가짐으로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랩몬스터는 "사실 아직 우리도 3~4년 뒤에 어떻게 돼 있을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라는 걱정이 가끔씩 든다. 어째든 지금 살아가는 한 세대나 젊은이들은 비슷한 시대성을 공유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학생 때는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청춘을 이야기하듯, 우리가 안에 있고 옆에 있는 이야기를 어떤 주제로든 꺼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라면서, "나이가 들면서 무뎌지기도 하겠지만 우리를 채찍질하고 달리면서 그때 당장 닥친 고민, 우리가 할 얘기가 뭔지 고민하고 나아가면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음악적인 고민에 대해서도 말했다.
컴백 때마다 자신들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또 다른 기록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방탄소년단. 대상과 기록 갱신을 목표로, 또 팬덤을 넘어 대중까지 믿고 듣는 방탄소년단이라는 브랜드 확장을 위해 진화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다. 한 단계씩 스스로 쌓아올린 성장이 그래서 더 기특하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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