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20부작으로 종영해야 하는 SBS ‘달의 연인’이 10일 결방과 정상 방송 기로에 섰다. 야구 중계가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방송 여부가 결정된다. 이대로 결방한다면 SBS는 월화드라마의 정상적인 종영 시점인 화요일에 드라마를 끝낼 수 있고, 이대로 정상 방송된다면 드라마 종영 후 화요일에 방송할 대체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
SBS는 10일 오후 6시 20분부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인 LG트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를 생중계한다. 폭우가 내려 우천 취소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달의 연인’은 오후 10시 정상 방송은 힘들다. 야구 경기는 통상적으로 3시간 30분가량 진행되고, 길면 4시간도 훌쩍 넘는다.
야구중계 후 1시간가량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8뉴스’가 전파를 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야구 경기가 오후 10시에는 끝나야 ‘달의 연인’이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후 11시에 방송될 수 있다. 일단 SBS는 오후 9시 26분을 '달의 연인' 방송 마지노선으로 잡았다. SBS는 10일 OSEN에 “프로야구 중계가 오후 9시 26분 이전에 끝나면 ‘달의 연인’이 방송된다”라고 알렸다. 사실상 경기가 3시간 안에 끝나야 한다는 건데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다.
모두의 예상대로 이대로 결방이 된다면 ‘달의 연인’은 월요일에 홀수 회차, 화요일에 짝수 회차가 방송되는 드라마 정상 방송 형태를 띠게 된다. 이 드라마는 첫 방송에서 2부를 연달아 내보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에 방송을 엿가락 늘리듯 할 수 없어 화요일이 아닌 월요일 종영이 예정돼 있었다. 후속작인 ‘낭만닥터 김사부’는 다음 달 7일 첫 방송을 확정했다. 10일 결방된다면 14부가 오는 11일 화요일에 전파를 타게 된다.
드라마 시청자의 바람대로 LG와 KIA가 기적적으로 빠른 경기 운영으로 오후 9시26분 전에 승패를 가른다면 ‘달의 연인’은 오는 31일 월요일에 종영하게 된다. SBS는 다음 달 1일 화요일에 방송할 대체 프로그램을 물색해야 한다. 물론 방송사의 편성 편의를 위해 당장 10일 방송과 결방을 결정하지는 않을 터. ‘달의 연인’이 시청률은 낮지만 워낙 젊은층의 지지를 받는 온라인 화제작이라 결방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방송사와 애꿎은 프로야구 중계를 향한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중이다. 더욱이 ‘달의 연인’은 후반부에 접어든 후 황권 다툼과 삼각관계가 심화되면서 흥미가 고조된 상황.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시청자들의 결방 불가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상위권 팀만 경기를 하는 포스트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매년 벌어지는 정규 방송 결방 논란. 인기가 많지 않은 드라마와 예능이 결방할 경우 대부분 조용히 넘어가지만, 인기작이 야구 중계 불똥을 맞게 되면 언제나 시끄러운 파장이 발생하곤 한다. 올해는 논란의 시작이 ‘달의 연인’이 됐고, 앞으로 지상파 3사가 포스트시즌 중계를 이어갈 때마다 팬덤 강한 프로그램 결방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흘려들을 수 없는 방송사의 고민이 또 다시 시작됐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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