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너의 이름은’이 일본에서 천만이 넘는 흥행을 기록 중이다. 흥행으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를 넘어서며 연일 신기록 행진 중이다. 만 43세의 신카이 마코토는 자신의 작품이 기록한 엄청난 흥행에 흥분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겸손도 오만도 아닌 냉철한 면모가 빛이 났다.
‘너의 이름은’은 부산국제영화제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 일본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너의 이름은’은 일찌감치 표가 매진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물론 ‘너의 이름은’을 들고 내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지난 8일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무대인사와 아주담담 끝으로 관객과의 대화까지 쉴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행사마다 성황을 이뤘다.
자신을 향한 높은 관심과 천만 흥행이라는 엄청난 기록 앞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칭찬에 흥분하지도 섣불리 앞서가지도 않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차기작에 관해 묻는 질문에 “아직 ‘너의 이름은’은 극장에서 흥행하고 있다”며 “이 흥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내가 어떤 성취를 해낸 것인지 조금 더 기다리고 싶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미래의 과제도 생겨날 것 같다. 바로 다음 구상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힘이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청소년까지 극장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서 자신을 발견하고 메시지를 얻어가는 그런 힘이 있다. 나는 아직 그런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통해 그런 자질이 있는지 검증해보고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가 미야자키 하야오와 비교되는 이유는 단순히 흥행을 기록하기 때문은 아니다. 인간의 욕심과 환경 보호와 외로움 등 애니메이션에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미야자키 하야오와 신카이 마코토는 닮아있다. 신카이 마코토는 ‘너의 이름은’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일본인들을 위로했다. 그의 위로는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엄청난 반응으로 되돌아왔다. 애니메이션을 넘어서 사회의 현상을 만들어낸 파급력때문에 신카이 마코토를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미야자키 하야오이고 신카이 마코토는 신카이 마코토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만의 길을 걸었고 전무후무한 삶을 살아왔다. 신카이 마코토가 미야자키 하야오를 뛰어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카이 마코토는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평생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세계의 수많은 관객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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