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위해 만난 자이언트 핑크의 얼굴은 Mnet 여자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3'(이하 언프리티3)가 한창 진행될 때보다 한층 밝아져 있었다. 경연이 끝나고 나서 그간 미뤘던 잠도 충분히 잤고, 쌓인 스트레스도 풀었다고 했다.
짙은 눈화장과 분홍빛 립스틱 때문에 '센 언니'의 기운을 풍기긴 했지만, 말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모든 경계심이 허물어지면서 애정이 샘솟았다. 간간이 섞여져 나오는 부산 사투리가 정겨운 느낌을 안겼다.
자이언트 핑크는 "요즘 공연도 하고 행사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최근에는 '언프리티3'의 멤버 중 한 명이 생일을 맞아 다시 한 번 모였었다고. "요즘 나다와 자주 만난다"며 "끝나고 나서 지담이와 나다를 자주 만났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언프리티3'의 우승자는 자이언트 핑크였다. 감동이 서려있는 반전 드라마를 쓰며 시즌의 우승자로 거듭났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였다.
1등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잘하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본선 무대를 할 때 몇몇 분들이 '지루하다'는 반응을 보이셨다. 그래서 속 시원한 부분이 반드시 필요했고, 속사포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방송의 모습보다 퍼포먼스에 집중했다"고 당시 무대에 선 심경을 전했다.
시즌 초반 자이언트 핑크의 합류에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우승자로 지목했다. 발성 좋은 목소리와 플로우가 훌륭했기 때문. 또 '쇼미더머니5'에서 남자 래퍼들과 겨룬 경험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 번 저지른 가사 실수가 경연 내내 트라우마로 작용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이에 자이언트 핑크는 "경연 초반에는 괜찮았다. 근데 앞에 트랙을 못 따다 보니 갈수록 욕심이 생겼다. 욕심이 강했던지 처음 쓴 가사를 중간에 계속 고쳤다"며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프로듀서님이)어떤 것을 좋아할지 몰라서 가사를 많이 고치게 됐다. 일단 그 분의 마음에 들게 하자는 생각이 커서 가사 실수를 많이 한 것 같다. 가사를 적고 이 단어보다 저 단어가 낫겠다 싶어 계속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에서는 좋은 가사를 써야한다는 욕심보다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집중하기로 했고,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을 위한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방송으로 보는 것과 실제 공연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방송에 적합하려면 침착하게 해야하는데, 그러면 현장 관객들은 신이 나질 않는다. 방송도 신경쓰이긴 했지만 시간을 내서 멀리까지 보러오신 분들을 위해 즐겁게 하자는 생각으로 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