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과 황우슬혜. 참 얄미운 캐릭터인데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매력적인 철부지 여자들이다. 눈치도 없고 철이 없는데 그런 모습들이 극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어 드라마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라미란과 황우슬혜는 각각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활약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 괴롭게 하는 ‘민폐’ 캐릭터지만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 올리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라미란은 극 중 삼도(차인표 분)의 부인 복선녀 역을 맡아 코믹한 모습으로 이 드라마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앞서 삼도가 자신을 버리고 양복점을 선택한 삼도를 설득하려고 술에 취해 휘발유 통을 들고 옥상에 올라가서 동네방네 떠들썩하게 소리를 지르며 자살소동을 벌여 양복점 식구들을 모두 놀라게 했던 선녀가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곡지(김영애 분)를 곤란하게 한 것. 사고치는 데는 도사, 트러블메이커였다. 또 한 번은 곡지가 아들 동진(이동건 분)의 이혼 소식에 분노해 동숙(오현경 분)과 선녀를 데리고 은숙(박준금 분)의 집에 갔는데, 은숙의 뻔뻔한 태도를 보고 불같은 성격의 선녀가 화를 참지 못하고 은숙의 머리채를 잡아 머리카락을 한 움큼 뽑아놓는가 하면 허리까지 다치게 했다.
그러고서는 은숙이 선녀를 고소했고 선녀는 교도소에 갈 위기에 처하자 은숙에게 싹싹 빌었다. 은숙이 곡지에게 반성문을 받아오라고 하자 망설이더니 결국 은숙을 향한 곡지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나를 시켜 허리를 뽀사 버렸으니 그럴 수도 있다. 어차피 지났으니 반성문 하나 써주고 말자”라고 뻔뻔한 부탁까지, 철부지 같은 캐릭터지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하드캐리하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황우슬혜도 마찬가지. 황우슬혜는 ‘혼술남녀’에서 공무원시험 학원 영어강사 황진이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한 번 삐치면 후폭풍이 무서운 여자다. 삐친 걸 대놓고 표현, 주변에 꼭 한 명씩 있는 캐릭터다. 하는 행동을 보면 참 얄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신스틸러’다.
황진이가 삐쳤을 때의 행동은 바로 책상에 엎드려있기다. 누가 봐도 ‘삐쳤구나’라는 걸 알 수 있도록 대놓고 엎드려있으면서 동료들이 괜찮냐고 하면 어색한 표정으로 괜찮다고 하는 게 영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데 그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하나(박하선 분)를 자신이 일하는 학원에 데려오는 의리 있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하나를 홍보하기 위해 자신의 포스터를 떼고 하나의 포스터를 붙이자 삐쳐서 엎드려 있다가 결국 하나가 포스터를 떼게 하는가 하면 종합반 사진 촬영에서 자신이 하나 뒤에 서게 되자 대기실에서 밥도 안 먹고 엎드려 있는 등 참 철없는 모습이 ‘혼술남녀’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라미란과 황우슬혜, 얄밉기도 하면서 철없는 두 여인. 매력적이라 미워할 수 없는, 러블리한 그녀들이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tvN ‘혼술남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