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강동원이 쩔쩔매는 유일한 여자가 등장했다. '잘생기면 모두 오빠'라는 불변의 법칙에도 강동원을 끝까지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 무서운 중2.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생애 첫 제작보고회를 갖고 무대에 오른 신예 신은수가 그 주인공이다.
수줍지만 똑 부러진 말투, 독특한 발상과 어린 나이에도 풍기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아가씨'의 김태리를 기대하게 한다. 충무로에 야무진 여성 배우가 또 한명 늘었다.
11일 오후, 압구정 CGV에서는 영화 '가려진 시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엔 메가폰을 잡은 엄태화 감독과 주연배우 강동원, 신은수가 참석했다.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 분)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한 소녀 수린(신은수 분)을 중심으로 세상은 몰랐던 두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
엄태화 감독은 이번 작품이 상업영화로는 첫 작품이지만, 독립영화 '잉투기'로 독특하고 참신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어 그의 첫 상업 데뷔작은 남다른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특히 엄태화 감독의 친동생이 엄태구라는 것이 알려지며 더욱 유명세를 탔다.
그 가운데 신은수는 이들과 달리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하는 반짝반짝 신예. 이날 처음 공식행사를 통해 카메라 앞에선 그는 수줍게 인사를 건네며 "예쁘게 봐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신은수는 자신을 향한 질문들에 관해 15살 소녀다운 풋풋함을 가득담아 신중히 이어갔다. 촬영을 하며 '대선배' 강동원이 어려웠던 부분, 영화 출연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감독을 향한 고마움, 강동원의 손을 잡으며 악플에 대해 걱정했던 이야기 등이었다.
첫 번째 영화행사가 시종일관 수줍은 신은수였지만, 엄태화 감독은 기존 배우들을 모두 제치고 신은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그는 "신은수가 오디션에 왔는데 수련회를 다녀왔다고 하더라. 오디션을 보는 내내 피곤해 하더라"며 "눈에 졸음이 가득했다. 꾸미려 하지 않는 모습이 솔직하고 대범하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강동원 또한 신은수를 높이사며 "워낙에 준비를 잘해온 친구다. 촬영하면서 전혀 세대차이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끝까지 '오빠'라고 안 불러서 섭섭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대 선배' 강동원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줄 예정인 신은수. 그가 강동원 '버프'와 제연기력을 통해 충무로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까. '아가씨'로 무섭게 나타난 김태리처럼 15살 소녀가 '가려진 시간'에서 강동원에 맞서는 살벌한 연기력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가려진 시간'은 11월 개봉한다. /sjy04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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