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심은경이 저예산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다.
심은경은 12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걷기왕'에서 주인공 만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나 주인공이 아니었지만 누구보다도 더 큰 존재감을 드러냈던 영화 '부산행'부터 '수상한 그녀', '널 기다리며' 등 규모 큰 상업영화에도 출연했던 심은경인터라 그의 저예산 영화 출연은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다.
'걷기왕'은 4살에 발견된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지닌 여고생 만복(심은경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왕복 4시간이 걸리는 학교를 걸어서 가는 만복은 놀라운 통학 시간에 감탄한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그녀에게 딱 맞는 운동 경보를 시작하게 된다.
영화는 만복의 경보 도전기를 통해 1등만을 강요하는 사회, 그리고 이를 넘어 꿈을 강요하는 사회 등에 경종을 울린다.
그러나 이런 따뜻한 메시지를 다 제쳐두고서라도 '걷기왕'은 재기발랄한 요소들이 가득차 있다. 상업영화라고 했을 때 조금은 '도전적일' 수도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즐비해있다.
극 중 등장하는 OST가 그 단적인 예. 극 중 영화 '타이타닉'의 OST인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의 리코더 버전은 '걷기왕'의 가장 재기 넘치는 부분. 즐거웠던 만복이 좌절을 맛보는 곳에서 등장하는 이 OST는 어설픈 리코더 연주로 보는 이들을 폭소케 한다.
이밖에도 '걷기왕'에는 감독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들과 디테일한 요소들로 가득차 있다. 이를 살려주는 것이 바로 심은경의 연기.
소위 '잘 나가는' 배우인 그가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많은 영화 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단지 저예산 영화라고해서 심은경이 출연하지는 않았을터.
'걷기왕'은 심은경이 '써니', '수상한 그녀' 등을 통해 보여줬던 러블리한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심은경은 만복이라는 인물을 통해 심은경만이 그려낼 수 있는 '재기발랄 러블리'를 발산했다.
심은경은 언론시사회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다양성 영화들을 좋아하고 제안받았을때 관심이 그때부터 있었다. 이런 다양성영화들이 관심을 받고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우리 영화 뿐만 아니라 이런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져서 한국영화가 더 다양해지고 볼수있는 장르가 더 많아지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양성 영화에 심은경이 출연함으로써 더 많은 주목을 받는 효과 뿐 아니라, 심은경 본인에게도 플러스가 되는 이번 조합은 '옳았다'고 할 수 있겠다. / trio88@osen.co.kr
[사진] '걷기왕'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