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보면 볼수록 대단한 드라마다. 웬만한 예능프로그램보다 더 웃기니 시청자들은 본방사수할 수밖에 없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이 그야말로 ‘미친’ 스토리로 시청자들이 배꼽을 잡게 하고 있다. 보통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삼각관계는 절절하거나 짜증나거나 하는 정도인데 ‘질투의 화신’ 속 삼각관계는 웃다가 끝난다.
극 중 화신(조정석 분)과 정원(고경표 분)은 서로에게 둘도 없는 오랜 죽마고우인데 두 사람이 한 여자 나리(공효진 분)에게 똑같이 사랑에 빠졌다. 한 여자를 동시에 좋아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할 정도로 각별한 친구사이다.
나리는 화신이 소개시켜준 정원과 연인이 돼 연애를 시작했지만 동시에 화신도 나리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화신은 오랜 친구인 정원을 위해 나리를 포기하려고 했지만 결국 세 사람은 삼각관계에 빠졌다. 거기다 나리가 불까지 지폈으니, 결말을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삼각관계가 돼버렸다. 나리가 화신에게 키스해버린 것.
지난 12일 방송은 나리가 불을 지핀 삼각관계가 정점을 찍은 듯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그런데 이 삼각관계를 아주 코믹하게 풀어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정말이지 이런 삼각관계는 처음이었다.
시청자들이 지금까지 본 삼각관계에서 삼자대면을 하게 되면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져 시청자들을 긴장케 하는데, ‘질투의 화신’의 삼각관계는 오히려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그만큼 재미있게 상황을 표현, 도저히 다른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화신과 충동적으로 키스한 후 정원을 찾아가서는 정원에게 “사랑한다”고 했고 이 얘기를 들은 화신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자신을 찾아온 화신에게 정원과 화신 모두를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나리가 결국 화신과 정원에게 이별을 고했지만 화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누굴 더 좋아하냐고까지 물었다.
하지만 나리는 두 사람은 똑같이 좋아한다고 했고 나리는 끝내 짐을 싸서 두 남자를 떠나야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화신과 정원이 만나서 싸우는 걸 봤는데 가관이었다. 세상 이렇게 진지할 수가 없는데 시청자들은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웃긴 건 서숙향 작가의 기가 막힌 대본도 대본이지만 조정석과 고경표, 공효진이 너무나 리얼하고 맛깔나게 연기해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공효진은 두 사람이 다 좋은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하고 화신과 정원은 나리에게 매달리며 찌질한 연기를 펼쳐내는데,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연기였다. 수목극 시청률 1위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다. /kangsj@osen.co.kr
[사진] SBS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