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기상캐스터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날씨를 전하는 등 리포팅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공효진이 기상캐스터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제 기상캐스터에게 관심이 가고 있다. ‘한예슬 닮은꼴’로 남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채널A 추혜정 기상캐스터를 만나봤다.
추혜정 기상캐스터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5년 동안 승무원으로 일하다 기상캐스터로 전향한 케이스다.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일뿐더러 29살에 기승캐스터로 합격, 기상캐스터 준비생들이 20대 초중반인 걸 감안하면 대단하다고 할 만하다.
추혜정 캐스터는 2006년 아시아나 항공에 입사해 2011년까지 5년간 승무원으로 일했다. 막연하게 방송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일했던 추혜정 캐스터는 과감하게 사직서를 내고 1년여간 준비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방송일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후배 중에 실제로 승무원을 하다 아나운서가 됐는데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승무원만 하면서 막연하게 방송일에 대한 꿈을 꿨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이룬 걸 보고 나도 실천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민 끝에 부모님에게 얘기했는데 허락해주셨어요. 일을 일찍 시작해서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하겠다고,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운 좋게 합격했어요.”
기상캐스터를 비롯해 아나운서, 리포터 등 방송도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기상캐스터에 지원한 건 아무래도 직업의 영향이 있었다. 승무원은 날씨와는 떼래 야 뗄 수 없는 관계였기 때문.
“기내에서 승무원들도 방송하는데 시험에서 2급을 받았어요. 1급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고 2급은 조금 잘하는 사람들이 받는데 제가 기내방송을 하면 손님들이 목소리가 좋다면서 방송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해보고 싶긴 한데 어떤 게 좋을지 생각해봤어요. 승무원이라 날씨에 관심이 있는데 날씨가 바뀌면 비행 스케줄도 바뀌어서 날씨방송을 열심히 보다가 ‘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승무원을 그만두고 전문아카데미를 다니면서 준비했어요.”
기상캐스터가 되기 위해 아카데미에 들어갔지만 준비가 쉽지는 않았다. 기상캐스터 준비생들의 평균 연령을 보면 추혜정 캐스터와 나이가 어느 정도 차이가 났기 때문에 추혜정 캐스터 입장에서는 부담되고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20살이었으면 여행도 다니면서 여유롭게 준비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죠. 준비생 대부분 20살, 21살이었어요. 저는 그때 29살이라 나이가 있어서 절박했어요. 강사와도 나이 차가 얼마 안 났어요. 다른 친구들은 기초부터 차근차근했는데 저는 그럴 시간이 없어서 집중적으로 했어요. 반에서 왕언니고 반장이라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어요. 나이 차가 나는 게 부담일 수도 있지만 생각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이가 도움됐던 것 같아요.”
추혜정 캐스터는 승무원 동기들에게도 기상캐스터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준비했다.
“친한 동기와 부모님에게만 얘기하고 준비했어요. 사실 창피했어요. ‘너가 갑자기 방송일이냐’라고 할 것 같아서 친한 친구에게만 얘기하고 학원 다닐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듣다 보면 친구들과 연락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합격하고 나서 동기들에게 얘기했더니 많이 놀라더라고요.”
늦은 나이에 기상캐스터를 시작했지만 추혜정 캐스터는 온라인상에서 배우 한예슬과 닮은 미모의 기상캐스터로 화제가 되며 남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추혜정 캐스터가 리포팅하는 모습이 ‘움짤’로 돌아다닐 정도.
“너무 영광이고 한예슬 님에게 죄송해요. 실제로 한예슬을 봤는데 제가 태어나서 본 여자 연예인 중 탑이에요. 너무 예뻐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배우라 영광이지만 비교 대상인 게 죄송해요.”
더욱이 추혜정 캐스터는 요즘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이 기상캐스터 역을 맡아 연기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공효진이 극 중 좀 더 자유로운 복장의 기상캐스터 의상을 소화하고 기자 역의 조정석과 러브라인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의상과 사내로맨스에 대해 물어봤다.
“복장 규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채널A 날씨 뉴스는 야외로 나가서 중계방송을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현장의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노란색 우비나 투명한 우산을 써서 비가 떨어지는 걸 보여주려고 해요. 의상을 날씨에 맞게 입은 편이지 나만의 패션을 위해서 입지는 않아요.
‘미모의 기상캐스터’로 불리고 있는 추혜정 캐스터는 공효진, 조정석처럼 사내로맨스가 있을까. “직접 대시는 없었는데 사회부 기자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고 했어요. 실체는 없고 소문만 무성해요. 초반에는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요즘엔 없어요. 로맨스보다는 사회부 기자와는 태풍 취재가 있으면 사회부와 다르게 얘기할 수 있으니까 방송을 논의해요. 서로 동지일 뿐이죠. 그리고 ‘질투의 화신’에서는 캐스터들이 서로 시기하는 그런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사이가 좋아요. 견제하거나 그런 건 절대 없어요. 시청자들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행자들끼리 뭉치는 게 있어요. 사이좋게 지내고 정기적으로 모임도 있어요.”
공효진이 극 중 기상캐스터로 시작했다가 아나운서가 됐는데 추혜정 캐스터도 다방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방송인 김현욱과 채널A 아침 정보 프로그램 ‘김현욱의 굿모닝’을 진행, MC로도 활약하고 있다.
“기상캐스터로 4년 정도 경력을 쌓았는데 최대한 기상캐스터로 오래 일하면서 가능한 한 여기서 후배들의 귀감이 될 만한 선배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싶어요. 뿐만 아니라 기상캐스터가 날씨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kangs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